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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대책 풍선효과?...‘보험계약대출’ 고금리로 가계부담↑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안창현 기자 =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으로 은행권 대출을 조이면서 보험계약대출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보험계약대출, 일명 약관대출은 보험을 해지하지 않고도 비교적 쉽게 목돈을 빌릴 수 있다. 보험사들도 짭짤한 수익원이다 보니 최근 약관대출을 확대하는 추세다.

하지만 약관대출 금리가 보험사별 최대 7~9%로 고금리인 탓에 가계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보험계약 해약 및 효력상실 등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생명보험협회가 공시한 금융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생보업계의 약관대출 규모는 42조8894억원으로 연초 대비 증가액이 6103억원(1.4%)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80억원(0.51%)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

보험 약관대출은 지난해 말부터 올 3월까지 줄어드는 추세(1월 42조320억원, 2월 42조685억원, 3월 42조231억원)였다. 그러다 4월부터 42조1797억원으로 늘더니 5월 42조4428억원, 6월 42조6288억원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반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7월 누적 기준 29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조8000억원(16.16%) 감소했다.

4無대출의 함정

약관대출은 보험 보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해지환급금의 50~95%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보험사 대출 서비스다.

더구나 ‘4無대출’로 이용하기 쉽고 편하다. ▲직접 창구를 방문할 필요 없이 전화 등으로 24시간 신청 가능하고(無방문) ▲신용등급조회 등 대출심사 절차가 없다(無심사). ▲수시로 상환하더라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으면서(無중도상환수수료) ▲대출이 연체돼도 신용도가 하락하지 않는다(無신용등급조정).

이에 신용도가 낮아 일반 금융권에서 대출 받는데 제약이 있거나, 급하게 단기자금이 필요한 경우, 상환 시점이 불명확해 중도상환수수료가 부담되는 등의 경우에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최근 보험 약관대출 규모가 급증하는 이유도 이같은 편의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약관대출에 최고 9%가 넘는 고금리 상품이 많아 대출자 상환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뉴시스

생보협회의 보험사별 대출공시에 따르면 10월 현재 생보사 25곳 중 10곳의 보험계약대출(금리확정형)이 연 9.5%가 넘는 고금리로 나타났다. 고금리 대출 비중이 30%를 넘는 보험사도 3곳에 달했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9.5%가 넘는 고금리 대출이 가장 많은 생보사는 삼성생명으로 전체 약관대출의 65.7%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라이프(34.1%), 한화생명(33.3%) 순으로 나타났다.

흥국생명(28.1%), 교보생명(26.1%), ABL생명(23.7%), 메트라이프(22.9%), 처브라이프(21.0%), 동양생명(20.7%), KDB생명(20.2%) 등도 고금리 대출 비중이 20%를 넘은 보험사들이다.

업계에선 생보사들의 약관대출 금리가 높은 것은 과거 높은 예정이율을 약속한 상품을 많이 팔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약관대출 금리는 판매한 보험상품의 예정이율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되는데,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 보험사들이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해줄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IMF 이후 2000년을 전후해 10%를 넘기도 하는 고금리 상품이 많았던 영향이 크다는 진단이다.

익명을 요구한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계약대출 금리는 향후 보험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할 적립금에 적용되는 이율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하는 구조다. 적립금 이율부분은 계약자가 장래에 보험금으로 환수하는 부분이라 실질적인 부담 금리는 1.5~2% 내외 가산금리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행 대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약관대출에 적극적인 보험사들이 이자놀이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 또한 높은 것이 사실. 급증하는 고금리 약관대출이 당장에 가계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약관대출은 보험계약자가 이미 낸 보험료를 담보로 하기 때문에 보험사에 위험부담이 없다”면서 “보험사별로 최대 7~9% 고금리는 일반 은행권에서 어려워지는 대출로 인해 약관대출로 내몰리는 소비자에게 이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창현 기자  isangah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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