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현정은달래기’ 돌입..“일고의 가치없다”
채권단, ‘현정은달래기’ 돌입..“일고의 가치없다”
  • 김영덕
  • 승인 2010.12.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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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협상자 박탈하면서..현 회장 경영권 보장하겠다”

 

[이지경제= 김영덕기자]현대건설 채권단이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최종 박탈하면서 현대그룹(현정은 회장) 달래기에 나섰다.

 

이에 채권단은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정몽구 회장)과 협상에 나서면서 현대그룹과의 지루한 법적공방에 휩싸일 전망이다.

 

따라서 채권단은 강력 반발하고 있는 현대그룹을 달래는 방안으로 현대그룹의 경영권이 보장되도록 중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채권단은 20일 주주협의회에 상정한 현대그룹과 주식매매계약 체결 안건이 절대다수의 반대로 부결됐으며, 양해각서 해지안건은 절대다수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외에 이행보증금 2천755억원의 처리 문제를 운영위원회에 위임하고, 현대차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부여 여부를 추후 주주협의회에서 결정하기로 한 안건도 절대다수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하면서 "현대그룹이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한다면 현대그룹 컨소시엄이 우려하는 사항에 대해 가능한 한 범위에서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의 지분 처리 문제를 우려하는 것으로 시장에서 보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간 이 문제가 최대한 조율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채권단은 정 회장측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8.3%를 시장 등에 분산매각해 현 회장의 현대상선 경영권이 위협받지 않도록 양측의 입장을 조율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 유재한 정책금융공사사장은 "현대그룹, 현대차그룹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조율할 것"이라며 "현대상선 지분을 시장에 분산 매각하거나 국민연금 등에 매각하는 방법 등이 중재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이 이러한 중재안을 들고 나온 것은 현대그룹, 채권단, 현대차그룹간 벌어지는 ‘이전투구식’ 싸움을 끝내고 송사 없이 현대건설 매각을 원활하게 마무리 짓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현 회장측이 물러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주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이라는 것이다.

 

사실 현 회장측이 현대건설 인수에 사활을 건 것은 현대건설 보유의 현대상선 지분(8.3%)이 경쟁상대인 범현대가로 넘어가면 현 회장의 현대그룹 계열사에 대한 경영권이 전체적으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엠-현대엘리베이터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현대상선은 현대증권과 현대아산, 현대유엔아이, 현대경제연구원 등의 최대 주주로 그룹의 핵심이다.

 

현대그룹이 가진 현대상선의 지분은 가장 많은 20.60%를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를 비롯해 각 계열사와 그 우호지분을 합쳐 43.4%이다.

 

그러나 현대중공업과 현대차 등 범현대가의 지분도 32.29%에 달해 현대건설 보유 지분 8.30%가 현대차로 넘어가면 현 회장의 경영권도 위협받는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채권단 관계자는 “서로 ‘윈-원’할 수 있도록 채권단이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그룹은 이날 채권단의 MOU해지와 관련해 "MOU규정과 법에 위배돼 명백한 무효"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 같은 ‘경영권 보장’ 제의에 현대그룹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제안”이라고 일축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채권단이 현대차그룹으로 현대건설을 넘기는 시나리오를 짜놓고 실효성 없는 제의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현대차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기 위한 회유책에 불과하다”고 분개했다.


김영덕 rokmc3151@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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