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 고객 비밀 보장해 줘야지”
“그러게 고객 비밀 보장해 줘야지”
  • 유병철
  • 승인 2010.06.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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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뒷담화>탤런트 A양, 단골 미용실 원장과 고성 오간 사연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사람들이 거치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 있다. 바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미용실이다. 이곳은 많은 유명 연예인들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연예계의 뒷담화가 솔솔 풍겨 나오는 ‘소문 제조방’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거기서 흘러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이야기들이 ‘카더라’ 통신으로, 또는 확인 작업을 거쳐 기사화 되면서 미용실이 상당히 근거 있는 소문의 취재 장소라는 인정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많은 유명 연예인들이 찾아 호황을 누리던 B미용실이 입을 잘못 놀린 원장 덕에(?) 문 닫을 위기에 봉착했다.

 

연예가 ‘마담뚜’로 알려진 유명 B미용실의 K원장이 요즘 연예인들 사이에서 블랙리스트 1위에 올랐다.

 

그녀는 자신의 숍을 찾는 고객들을 서로 이어주는 걸로도 유명한데, 문제는 이 바닥에서 가장 중요한 ‘비밀’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 자신이 주선을 해주고, 다른 편에 가서는 그들의 과거지사나 흉을 본다니,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기가 찰 일이다.

 

 

지난 2월 말 탤런트 A양은 K원장의 소개로 탤런트 C군을 만났다. B미용실 단골이었던 두 사람은 서로 방송으로만 봤을 뿐 미용실에서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A양의 머리를 손질하던 K원장이 C군이 출연한 드라마 얘기를 하며 서로 잘 어울릴 것 같은데 한번 만나보는 게 어떠냐고 제의를 했다. 평소 C군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던 A양은 흔쾌히 승낙을 했고, 일주일 뒤 비밀리에 만남을 가졌다.

 

이후 즐거운 만남을 가졌던 두 사람은 “A양은 얼굴은 예쁜데 머리에 든 게 없어” “C군은 수줍음이 많아 여자 앞에서 숙맥일 것 같은데 룸살롱을 그렇게 많이 다닌대” 등 서로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을 하나둘씩 듣기 시작했다.

 

연인이 사귀다 보면 사소한 것으로 싸우기 마련. 성격이 직선적인 두 사람은 서로의 소문에 대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며 다툼을 했고, 두 사람의 관계는 소원해졌다.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한 지인이 ‘두 사람이 그럴 리가 없는데’라는 생각에 소문의 근원지를 파헤치기 시작했고, 소문의 근원지가 A양과 C군이 다니는 B미용실임을 알게 됐다.

 

소문의 근원지가 자신이 믿고 따랐던 B미용실 원장임을 안 A양은 화가나 K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따져 물었고, K원장은 “난 그냥 지나가는 말로 한 건데, 소문이 날줄은 몰랐다”며 오히려 정색을 했다.

 

화가 날대로 난 A양은 다음날 미용실을 찾아가 격한 감정으로 K원장에게 “왜 헛소문을 퍼뜨렸냐”고 계속 따져 물었고 K원장도 감정이 격앙돼 급기야 두 사람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서로 어깨를 밀치기도 했다. 사건은 이 소식을 듣고 달려 온 A양의 매니저가 도착하고 나서야 마무리 됐다.

 

이후 B미용실은 ‘K원장은 뒷담화를 한다’는 소문이 연예인들 사이에 퍼지면서 단골 연예인들이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했다. 한때 연예인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B미용실이 쇠퇴일로를 걷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연예인들이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곳 중 하나가 자신의 머리를 다듬는 미용실이다.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찾은 미용실에서 적어도 2~3일에 한 번씩은 자신의 머리나 얼굴을 맡긴 연예인들은 금새 미용사나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에게 자신의 고민거리 등 속내를 털어놓곤 한다. 하지만 이는 곧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한 헤어 디자이너는 “항상 화장으로 자신을 감췄던 유명인이라도 미용실만큼은 맨 얼굴로 찾게 된다. 그런 만큼 상대방에게 좀 더 솔직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며 “종종 남녀 연예인들끼리 호감을 표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예인뿐 아니라 정계 쪽 사람들도 오기 때문에 미용실 와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다. 그걸 가볍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측근이 봤는데 자기가 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며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기에 소문이 나기 쉽다. 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 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용실들은 하나 같이 소문을 조심해 하는 추세다. 여론에 민감한 유명인들이 소문의 근원지로 낙인(?)찍힌 미용실에 다닐 이유가 없는 데다, 서로의 비밀은 철저히 지켜주겠다는 ‘패밀리즘’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청담동과 압구정동 일대에 위치한 미용실 종사자들은 하나같이 “미용실이 예전과는 달라졌다. 일반적인 가십거리들이 미용실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은 과장됐다”며 “요즘은 ‘미용실 동창생’이라는 말도 있듯이 신뢰와 의리를 생명으로 여기고 있다. 그런 일은 거의 없다”고 억울함을 털어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런 가능성을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요즘은 미용실 자체로 ‘조심하라’는 지침을 내리고 있다”고 소문 제조방의 오명을 벗기 위한 미용실의 노력을 전하기도 했다.


유병철 yb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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