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체크] 건설업계, 해외 수주 기지개…3년 만 ‘반등’ 가시권 진입
[이슈 체크] 건설업계, 해외 수주 기지개…3년 만 ‘반등’ 가시권 진입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7.12.1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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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준공된 이란 사우스파스 4·5단계 가스처리시설. 사진=현대건설
지난 2005년 준공된 이란 사우스파스 4·5단계 가스처리시설. 사진=현대건설

[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건설업계가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해외 수주전에서 극적인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

건설업계는 올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해외 수주 3년 연속 감소라는 불명예가 유력했다. 그러나 3분기 이후 연일 낭보가 쏟아졌다. 이에 지난해 실적을 상회하는 것은 물론 연초 목표로 내세웠던 300억 달러도 가뿐하게 돌파했다.

건설업계는 연말 핑크빛 분위기를 내년까지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국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 승부수를 띄운다는 의도다.

해외 시장에서의 승부가 만만한 것은 아니다. 저가 공세의 중국과 기술력을 앞세운 유럽 주요 기업과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 이에 전문가들은 보다 적극적인 현지화 노력과 공동 수주 등 전략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올해 누적 해외 수주(17일 기준) 실적은 지난해(282억 달러) 대비 7.4% 감소한 261억 달러로 집계됐다. 통계만 놓고 보면 지난 2015년 461억 달러를 기록해 2014년(660억 달러) 대비 30.2% 급감한 이후 3년 연속 뒷걸음질이다.

다만 통계에 잡히지 않은 올 3분기 이후 실적을 반영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은 11월부터 이달 17일 현재까지 총 72억 달러 규모의 해외 수주에 성공했다. 이를 반영하면 올해 전체 해외 수주 실적은 전년 대비 17.9% 늘어난 331억7000만 달러를 달성하게 된다. 건설업계가 연초 목표로 내세웠던 300억 달러를 뛰어 넘는 것으로써 반등에 성공했다는 게 중론이다.

3분기 이후 주요 해외 수주 현황을 살펴보면 삼성물산은 지난달 27일 싱가포르에서 우리 돈 6848억원(6억2700만 달러) 규모의 복층형 지하고속도로 공사를 따냈다. 이틀 뒤인 29일에는 방글라데시에서 2억5000만 달러(2730억원) 규모의 400㎽급 복합화력발전소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건설도 화력발전소 수주에 성공했다. 지역은 우즈베키스탄. 현대건설은 컨소시엄 파트너인 포스코대우와 함께 지난 달 22일 우즈베키스탄 450㎽급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공동수행합의서 서명식을 가졌다. 공사 규모만 무려 45억 달러(4조9140억원)에 달한다.

대우건설도 낭보를 전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17일, 총 8억6300만 달러(9423억원) 규모의 인도 뭄바이해상교 2공구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중 대우건설 지분은 60%인 5억1785만 달러(5654억원).

권오훈 해외건설협회 기획홍보실 부장은 “저유가와 글로벌 경제위기 등의 여파로 발주 물량이 줄고 국내 건설사도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에 나서 수주액이 급감했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안정을 보이고 세계 건설시장 규모가 조금씩 확대되면서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확대

세계 건설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내년 해외 수주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22억 달러에서 내년 약 30억 달러로 해외 수주 목표액을 상향 조정했다. GS와 SK건설 등은 구체적인 금액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목표액을 늘려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건설사의 올해 해외 수주액은 각각 10억 달러, 22억 달러다. 이밖에 10대 건설사 역시 목표액 상향을 검토 대상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저유가 직격탄을 맞았던 중동 국가들이 유가 상승과 함께 대형 프로젝트 발주를 속속 준비하고 있다. 또 아시아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발전소 등 대형 공사가 대기 중에 있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유가 상승 기조에 따라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특히 중동 국가들이 대형 프로젝트 발주를 시작했기 때문에 국내 건설사들도 내년 해외 수주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중국과 유럽 건설사의 경쟁력에 주목했다. 국내 건설사의 내년 수주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가격에서 앞선 중국과 기술에서 앞선 유럽 건설사들보다 발주처에 어필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는 주문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3년간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실적이 좋지 않았으나 가성비로 무장한 중국과 고도화된 기술을 앞세운 유럽 건설사는 매출이 증가했다”며 “특히 중국의 가격 공세가 거세져 과거와 같이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건설업체들이 현지 거점을 중심으로 조직 체계를 강화하고 현지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해외 기업과의 적극적인 컨소시엄 등으로 외부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도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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