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오비맥주, 또 ‘격년 배당’…AB인베브, 순익 100%+178억 얹은 3450억 잭팟
[이지 돋보기] 오비맥주, 또 ‘격년 배당’…AB인베브, 순익 100%+178억 얹은 3450억 잭팟
  • 남경민 기자
  • 승인 2018.04.2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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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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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남경민 기자 = 오비맥주의 격년 배당 정책이 현실화됐다. 오비맥주는 지분 100%를 보유한 모기업 AB인베브에 지난해 3450억원을 배당했다.

AB인베브 입장에서는 순이익 100%에 178억원을 얹은 배당성향 105.44%의 잭팟이 터진 셈이다.

앞서 오비맥주는 지난 2015년 AB인베브에 3700억원(순이익 100%+1160억원, 145.85%)을 배당했다. 당시 주류업계는 AB인베브가 오비맥주 인수(2014년) 후 고배당 논란을 의식해 격년 배당을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밖에 AB인베브가 오비맥주 인수에 투자한 자금은 약 6조원. 투자금 회수가 고배당의 배경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이에 시민사회단체 등은 국내시장 재투자와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또 매년 수천억원대의 이익을 거수하면서도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나온다. 인건비 절감을 통한 이익 극대화. 즉 ‘쥐어짜기 경영’의 전형이라는 것.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오비맥주의 최근 3년(2015~2017년) 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모기업 AB인베브에 345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은 105.44%.

오비맥주는 2년 전인 2015년에도 3700억원을 배당했다. 이에 AB인베브가 오비맥주 인수 후 배당으로만 챙긴 돈은 무려 7150억원에 달한다(*기업의 사회적 책임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기부금 내역 등은 기재하지 않아, 구체화된 수치를 확인할 수 없었다).

한편 벨기에 맥주제조회사인 AB인베브는 지난 1998년 두산그룹으로부터 오비맥주를 인수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18억 달러(약 2조3000원)에 매각했다. 이후 2014년 4월 KRR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에 58억 달러(약 6조2000억원)를 주고 재인수했다.

AB인베브의 재인수 가격은 관련 시장에 상당한 논란을 남겼다. 오비가 국내 맥주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다는 상황을 고려해도 4조원을 더 주고 인수한 것은 너무 무리한 투자 아니냐는 게 중론이었다. 또 이같은 무리수는 결국 고배당 등으로 이어진 투자금 회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오비맥주는 이같은 시장 분위기를 고려한 듯. 인수 첫해인 2014년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후 2015년 3700억원을 배당하자 격년 배당론이 고개를 들었고, 2017년 배당으로 격년 배당이 현실화됐다.

희망퇴직

오비맥주의 고배당 정책은 실적이 뒷받침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매출 1조6635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7.65% 증가한 수치다. 2016년 매출(1조5453억원)도 전년(1조4908억원) 보다 3.66% 늘었다.

2017년 영업이익 역시 전년(3723억원) 대비 31.29% 급증한 4941억원. 당기순이익도 2015년 2537억원에서 2016년 2492억원으로 1.76% 감소한 뒤 지난해 3272억원으로 31.29% 늘었다. 이에 영업이익률은 2015년 25.90%, 2016년 24.09%, 2017년 29.70으로 집계됐다.

실적 고공행진이 고배당의 배경이라고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냉정하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대다수 외국계기업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을 해외로 보내고 있다”면서 “국내 수익에 대해 사업 영역 확대나 R&D, 시설투자, 사회적 책임 등으로 국내에 투자를 한다면 거시적으로 국내 경제에 이바지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오비맥주가 견고한 수익성을 자랑하면서도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 역시 문제 아니냐는 입장이다.

오비맥주는 2016년 4월과 11월 2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단행해 전체 직원(1800여명)의 약 8% 수준인 15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후 1년 2개월 만인 올 1월 3번째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들었다.

3번째 희망퇴직은 노사가 임금 지급 기준 등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무산됐지만 당시 노조는 “쥐어짜기 경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오비맥주는 배당은 주주의 당연한 권리라며 사회적 책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은아 오비맥주 홍보팀 부장은 “배당의 경우 2년 만에 실시했다. 2년 만의 배당이기 때문에 금액이 커 보이는 것”이라며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인수하며 6조를 넘게 투자했고 이번 배당금은 투자금의 연평균 2.8%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주주라면 이익을 가져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 내부에 사회공헌 활동을 전담하는 팀이 있다. 단순하게 현물 및 현금 기부 보다는 환경 및 나눔에 대한 연중캠페인을 통해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매년 마케팅 비용의 5% 이상을 ‘건전 음주 캠페인’을 위해 사용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시행중”이라고 덧붙였다.


남경민 기자 nkm@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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