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Money(머니)’ 블루칩 “1인 가구 잡아라”…부동산 플랫폼 시장 속속 진출
[이지 돋보기] 은행권, ‘Money(머니)’ 블루칩 “1인 가구 잡아라”…부동산 플랫폼 시장 속속 진출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07.2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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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은행
사진=각 은행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모바일 부동산 플랫폼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모바일 부동산 플랫폼시장은 대형 포털 사이트와 직방‧다방 등 부동산 정보 어플리케이션(앱)이 선점한지 오래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레드오션이라고 할 수 있는 관련시장에 군침을 흘리는 것은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한 경제 지형의 변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보다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에 열광하고 있다. 이에 편의점과 소셜커머스 등의 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부동산 플랫폼은 1인·신혼가구 등 미래의 부동산 금융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로써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금융이 은행의 대출 상품 중 가장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플랫폼을 통해 정보 제공부터 자금 지원까지 한 번에 이뤄지도록 구현해 고객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은행권은 단순히 부동산 매물 정보만 제공‧중개하는 서비스를 넘어서, 다양한 시세 정보와 대출 상품 연계 등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시중은행은 모바일 부동산 플랫폼을 속속 출시 중이다.

부동산 플랫폼은 매물의 거래가‧평수‧위치 등 정보를 제공하고 거래자들을 이어주는 서비스다. 최근 부동산 수요자들이 중개업체를 찾기 전 인터넷과 모바일 등으로 매물 정보를 검색하는 ‘손품’ 파는 양상이 대중화되면서, 모바일 부동산 플랫폼 시장은 급격하게 확대됐다.

선두주자는 KB국민은행이다. 지난해 5월 ‘KB부동산’을 출시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KB부동산 리브온‘으로 개편,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 서비스는 KB시세정보를 기반으로 보유 예산과 원하는 조건에 맞는 매물을 찾아주고 대출 상품, 한도, 금리 등을 확인 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상업용 빌딩 정보 제공도 시작했으며, 올해 1월에는 ’상권분석시스템‘도 탑재했다. 또 지난달에는 연립‧다세대 공동주택 시세 정보도 제공을 시작했다.

공인중개업소가 직접 매물을 올려 홍보하면 수요자가 이를 보고 구매 의사를 밝히는 식의 기존 부동산 플랫폼 구조도 충실이 따랐다는 평가다.

경쟁 은행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뒤따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3일 모바일 통합 앱 ‘쏠(SOL)'을 통해 부동산 및 관련 금융 정보를 제공하는 ’신한 쏠 랜드‘를 내놨다. 올해 초 쏠 출시 당시 내놨단 부동산 시세 정보 서비스를 대폭 확장한 것.

거주지와 관심지역, 보유 금융상품 등 기존에 등록된 고객 정보와 결합해 맞춤형 부동산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분양과 청약 메뉴를 통해 단지별 청약 경쟁률이나 청약 순위 달성을 위해 필요한 입금액 및 기간을 계산해주는 서비스도 담았다. 또 부동산 전문가의 칼럼을 제공해 최신 부동산 정보를 알 수 있는 ‘트렌드’ 메뉴를 신설했다.

아울러 별도의 앱을 따로 설치해야 하는 리브온과 달리, 쏠 랜드는 통합 플랫폼 ‘쏠’에서 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위비뱅크’ 앱에 부동산 플랫폼 카테고리인 ‘위비홈즈’를 추가했다. 네이버 부동산과의 연계를 통해 집주인 희망가, 실거래가 등 다양한 시세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이사 견적부터 결제까지 가능한 특화 서비스를 통해 다른 플랫폼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또 ‘부동산개발예정’ 서비스를 통해 재건축‧재개발, 대형 상업시설 개발, 지하철역 신설 등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들도 보여준다.

KEB하나은행은 아직 자체적인 플랫폼은 없지만, 5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호갱노노’와 손을 잡고 대출상담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호갱노노의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에서 부동산 정보를 조회하고 대출 상담을 신청하면 KEB하나은행의 직원이 직접 신청자에게 연락해 방문상담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사진=각 은행
사진=각 은행

기존에 부동산 플랫폼 시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탈업체들이 오랜 기간 동안 대규모로 부동산 정보를 제공해왔고, 2010년대 들어서는 직방‧다방 등 중소업체들이 앱을 통해 원룸‧오피스텔 중개를 전담하는 등 시장이 활발히 형성됐다.

더욱이 이후에도 여러 업체가 난립하면서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지난해 말 기준 모바일 부동산 앱이 250여개가 넘을 정도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은행권이 부동산 플랫폼에 앞다퉈 진출하는 것은 플랫폼 운영 목적과 수익구조가 비은행 업체들과 다른 이유에서다. 직방‧다방 등 기존의 플랫폼 업체들이 순수하게 부동산 중개 수수료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반면, 은행은 중개 수수료 수익과 관계없이 주력 상품인 부동산 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플랫폼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5월 발표한 ‘2018년 1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668조8586억원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68조8228억원으로 70.1%에 달한다.

또 은행 부동산 플랫폼의 주력 대출상품인 전세자금대출이 규제에서 한 발짝 빗겨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부동산 투기와 가계부채 대책 등으로 은행 대출을 조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전세자금대출은 오히려 정책상품을 통해 장려하는 모양새다. 따라서 부동산 플랫폼을 통해 고객 접점을 늘려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은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추진 중인 상품이고 손실 위험도 적다”며 “부동산 플랫폼 운영은 은행 입장에서 대출을 확장하기에 용이하고 소비자 관점에서도 수요 충족이 원활해지는 윈윈(win-win)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부동산 플랫폼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콘텐츠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포탈업체가 주도한 부동산 플랫폼 시장에 프랜차이즈, 통신판매업자, 금융권 등 다양한 후발주자들의 참여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기존의 매물 확보 위주에서 콘텐츠 쪽으로 경쟁력 요인이 점차 다변화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손 연구위원은 “은행권 플랫폼은 이용자 확보 측면에서 아직 성과가 미흡하나 고객서비스 확대, 틈새시장 공략, 금융상품 중개 등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금융상품 중개 및 자산관리 채널로써 플랫폼의 활용도가 높고, 신규고객 확보에도 효과적이라 금융권 플랫폼 시장 진출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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