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건설사 이구동성 “가자! 동남아로”…미래 투자 가치 등 해외건설 新중심지 급부상
[이지 돋보기] 건설사 이구동성 “가자! 동남아로”…미래 투자 가치 등 해외건설 新중심지 급부상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8.11.1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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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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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건설업계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해외건설 중심지가 중동에서 동남아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건설사들의 해외시장 텃밭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중동이었다. 그러나 관련 지역은 정치‧외교적 정세 불안과 저가 경쟁 등이 촉발돼 더 이상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다.

반면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국가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건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미래 가치와 주변국 진출 등 새로운 텃밭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중론이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의 고강도 규제 정책과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 고착화 등을 감안하면 건설사의 미래를 동남아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는 위기론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12일 해외건설종합서비스 해외건설 수주통계에 따르면 11월7일 기준 국내 건설사 수주액 254억52만달러 중 아시아 지역 비중은 139억3196억달러(54.7%)다. 중동 수주액(85억7069만달러)보다 53억6127만달러가 많다. 중동은 지난 2014년 아시아 시장보다 2배 이상 수주액이 많았다. 지난해 역시 중동이 우세했다.

주목할 점은 시장 상황의 변화다. 국내 건설사들은 2001년 이후 중동에서 치열한 저가 수주 경쟁을 벌이며 제살을 깎아 먹었다. 치명적 실수다. 또 스페인과 프랑스 등 유럽 대형 건설사들이 당시 환율 이점과 기술력 앞세워 중동 공략에 나선 것도 고전을 면치 못하게 했다. 국내 건설사의 최대 강점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빛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 것.

이에 500억달러(2010년 기준)를 육박했던 중동 수주액은 매년 내리막길을 걸었고. 올해 약 85억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반면 아시아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며 큰 손으로 급부상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동에서의) 저가 수주 경쟁이 치명적인 실수가 됐다”면서 “당시 중동에 진출한 건설사의 손실이 컸다. 해외건설의 포트폴리오를 다시 짤 수밖에 없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눈길이 베트남 등 동남아로 향했다”고 전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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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석

건설사들의 눈길이 향한 곳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이다.

베트남은 올해 6.8%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한국(3.0%)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도 4~5%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이 도로, 항만 등 도시 기반 재정비로 이어진다. 토목부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에게 안성맞춤이라는 분석이다.

성과도 분명하다. 국내 건설사들은 올해 베트남에서만 36억2708만달러를 수주했다. 아시아 전체 대비 25.98% 비중이다.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바쁘다. 롯데건설은 약 10년 전부터 베트남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노이에 들어선 복합 쇼핑몰 롯데센터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됐다. 이후 무학오피스 수주 및 웨스턴게이트 업무협약 체결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베트남에서의 성과는 인접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수력발전소 공사와 캄보디아 사타파나은행 신축 공사 수주가 대표적인 성과다.

강맹구 롯데건설 홍보부문 차장은 “초고층빌딩, 최고급 주택 등 롯데건설만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동남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그동안 많은 시간을 공들였다. 올해 기반을 닦았고 2019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GS건설은 베트남이 중장기 성장 동력이라는 판단이다. 베트남 나베신도시, 뚜띠엠, 9군 미니신도시 등의 사업이 무난하게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 역시 ‘스타레이크 시티’ 등의 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포스코건설도 지난 8월 베트남에서 812억원 규모의 석유화학단지 공사를 계약했고 9월에는 인도네시아 신도시 개발 사업에도 뛰어든다.

싱가포르와 홍콩도 빼놓을 수 없는 요충지다. 두 국가 모두 국토 면적은 좁지만 건설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이유에서다.

현대건설은 지난 2월 싱가포르 투아스 터미널 매립 공사를 일본, 네덜란드 기업과 공동 수주했다. 11억달러 규모로 현대건설의 지분은 약 35%(약 3억9000만달러) 수준이다. 지난 2014년 수주한 투아스 핑거 1 매립 공사에 이은 또 하나의 작품이다.

SK건설도 올해 홍콩 야우마따이 도로 공사(10억8000만달러 규모)를 전 구간 수주하는 등 아시아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사 관계자는 “싱가포르의 경우 땅 덩어리는 작아도 건설에 대한 열의와 이해도가 높다”며 “일반 건설은 물론이고 땅을 넓히려는 매립공사와 항만 사업, 지하 건설, 교량 등을 수주할 수 있어 우호적인 시장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환경

건설사들의 동남아 공략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아프리카 등 신대륙 진출 리스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건설사들은 세계적인 기업들의 격전장인 아프리카를 사실상 포기했다. 치안과 언어, 문화 차이, 금융사고 등 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것. 또 중국이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시장을 선점한 영향도 크다. 남미 지역은 문화권(언어 등)이 비슷한 스페인 건설사들이 장악했다.

국내 건설사들이 터줏대감 이던 중동 오일머니를 다시 잡으려면 유가와 기술력, 정치적 문제 등 다양한 난관을 뚫어야 한다. 국내 주택사업은 정부 규제 여파로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베트남 등 동남아가 건설사들에게 영양가가 있고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용광 해외건설협회 사업관리실 실장은 “건설사들은 해외시장 비중을 꾸준히 유지해야만 안정적 성장이 가능하다”면서 “해외건설시장의 경쟁이 한층 격화된 상황에서 베트남 등 동남아시장은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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