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올 한 해 자녀나 배우자에게 물려준 주택 증여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및 2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 계획까지 발표되면서 절세를 위한 다주택자들의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28일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전국 주택거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의 주택 증여건수는 9만2178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증여건수인 8만9312건을 10개월 만에 넘어선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지난 4월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연초부터 늘기 시작해 지난 3월에는 1만1799건이 신고되며 연중 최대를 기록했다. 이후 ▲4월 8993건 ▲5월 8436건 ▲6월7846건을 나타내며 다소 진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하면서 ▲7월 9583건 ▲8월 1만130건으로 증가했다. 이후 9.13대책 발표 여파로 ▲9월 7540건으로 감소했으나 지난달에 다시 1만270건을 기록했다.

김종필 세무사는 “9.13대책 발표 후 잠시 관망하던 다주택자들이 10월 이후 다시 증여하거나 임대사업 등록을 하는 등 움직임이 빨라진다”며 “종부세 중과에 이어 내년 서울 및 수도권 주택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절세 차원에서 증여를 검토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주택 증여건수는 1~10월에 이미 2만765건을 기록하며 지난 1년 증여건수(1만4860건)보다 39.7%나 증가했다. 특히 강남구의 증여건수는 총 2459건으로 지난해 1년치 증여건수(1077건)보다 무려 128.3% 늘었다.

서초구는 총 1918건의 증여가 이뤄져 지난해 1년치(1107건)보다 73.3% 증가했고 송파구는 70.2%(961건→1636건) 늘어나는 등 강남권의 증가폭이 컸다. 올해 여의도 등지에서 집값이 많이 올랐던 영등포구와 동작구도 각각 64.1%(830건→1362건), 62.9%(523건→852건)의 큰 증가폭을 보였다.

경기도의 올해 10월까지 증여건수도 2만1648건을 나타내 지난해 신고건수(2만250건)을 이미 넘어섰다. 부산·대구·광주 등 주요 광역시의 올해 10월까지 증여건수는 아직 지난해 1년치에 못미치지만 올연말까지 누적되면 지난해를 넘어설 전망이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