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300조 돌파한 자영업자 대출, 은행권 ‘新먹거리’ 부상…담보 쏠림현상은 숙제
[이지 돋보기] 300조 돌파한 자영업자 대출, 은행권 ‘新먹거리’ 부상…담보 쏠림현상은 숙제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1.07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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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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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개인사업자 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은행권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출액 중 절반 가까이가 담보 위주의 부동산임대업에 쏠리는 등 특정 업종에 편중된 모양새다. 이에 은행 특유의 부동산 사랑(?)이 개인사업자 대출의 질적 성장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예금은행의 중소기업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가 빌린 대출 잔액은 313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87조4000억원) 대비 9.1%(26조1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중소기업대출 잔액(673조9000억원) 가운데 절반 가량(46.5%)을 자영업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 기업대출 잔액(830조90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7.7%에 달한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최근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말 190조5000억원에서 ▲2014년말 209조3000억원 ▲2015년말 238조9000억원 ▲2016년말 261조원 ▲2017년말 288조8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지난해 11월까지 5년간 총 64.6%(123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매년 평균 11%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은 150조4000억원에서 157조원으로 4.4%(6조6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포함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473조4000억원에서 673조9000억원으로 42.4%(200조5000억원) 늘어 증가율이 개인사업자에 못 미친다. 사실상 자영업자가 전체 기업대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은행권의 개인사업자 대출이 양적 성장을 보이는 것은 자영업자 인구가 그만큼 증가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14%(695만명)를 차지하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가 속속 은퇴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실업난 악화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넘쳐나는 상황. 이들이 생계를 위해 창업 전선에 뛰어들면서 자영업 대출 수요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금융당국도 각종 정책상품을 내놓으며 자영업자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자영업자 금융지원 및 관리 강화방안’을 통해 대출 보증에 나서거나 빚 부담을 감면하는 등 지원책을 내놓은 바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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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중

문제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부동산임대업 즉, 담보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특정 업종에 편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대출 중 부동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말 38.1%에서 지난해 상반기 40.9%로 증가세다. 반면 같은 기간 ▲도‧소매업 비중은 17.1%에서 13.2% ▲음식‧숙박업은 10.3%에서 8,8% ▲제조업은 11.5%에서 7.9%로 각각 줄었다. 다른 업종의 대출 비중이 줄어드는 가운데 부동산업으로의 쏠림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업이 다른 업종에 비해 비교적 많은 자금이 필요한데다,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설정하면 대출이 용이해 이같은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임대사업자 규제인 RTI(임대업이자상환비율)가 강화돼 올해는 편중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양적으로 커진 만큼 질적 성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대출의 성장세를 견인할 정도로 규모는 확대됐으나 아직 은행 서비스의 질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은행들은 개인사업자 전용 어플리케이션(앱) 개발이나 홈페이지 개편 등 비대면채널 강화를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업종과 형태로 분산돼 있는 자영업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디지털 투자 외에도 정기적인 서베이 실시 등을 통해 자영업자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해외은행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반기별로 1031개의 소호를 대상으로 서베이를 진행해 이 결과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등 금융기술 혁신에 투자를 진행한다. 디지털 솔루션 역량 강화를 지속해 미 대형은행 중에서 디지털 만족도 부문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인 아이디어뱅크는 서베이 분석을 기반으로 개인사업자와 창업자 고객을 중심으로 재무 컨설팅 등 경영지원 모델을 도입해 상업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송재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들도 정기적인 서베이를 진행하고 관련 업종의 트렌드를 파악해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수요 분석을 여신 정책에 반영해 개인사업자 대출의 쏠림현상을 완화하고 리스크관리 및 자산배분 효율성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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