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10대 건설사, R&D 투자 뒷걸음질…해외 경쟁력+스마트‧에코시티 대비 어쩌나
[이지 돋보기] 10대 건설사, R&D 투자 뒷걸음질…해외 경쟁력+스마트‧에코시티 대비 어쩌나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1.21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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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10대(시공능력평가기준) 건설사의 R&D(연구개발) 투자가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건설사 중 연구개발비를 가장 큰 폭으로 늘린 기업은 대우건설이다. R&D에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한 곳은 현대건설. 가장 적은 금액을 배정한 건설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다.

더욱이 조사 대상 건설사 모두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를 넘지 못했다.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건설업계는 주택 경기 활성화 영향으로 연구개발에 소홀했다는 분석이다. 또 건설업 특성상 R&D 투자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세계적 건설 흐름이 스마트와 에코시티를 지향하는 만큼 R&D에 소홀할 경우, 해외시장에서의 도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10대 건설사의 지난해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분기(연결기준) 현재 총 연구개발비는 3336억8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3분기 3722억7500만원보다 11%나 줄어든 수치다(전년 동기와 비교 불가능한 HDC현대산업개발 제외).

건설사별로 살펴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빅3 모두 연구개발비를 큰 폭으로 줄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3분기 현재 636억6800만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2017년 같은 기간 800억5900만원 대비 160억원 이상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0.27% 수준이다. 조사 대상 중 가장 낮은 비중이다.

현대건설은 연구개발비로 711억4700만원을 썼다. 매출액 대비 0.98%. 조사대상 중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지만 2017년 3분기 누적(825억100만원)과 비교하면 10% 가까이 줄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3분기 현재 연구개발비로 357억3500만원을 투자했다. 매출액 대비 비중은 0.40% 불과했다. 대림산업 역시 2017년(3분기 누적) 498억9100만원과 비교하면 130억원 넘게 감소했다.

GS건설도 마찬가지. 매출액 대비 0.39%에 불과한 388억9800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했다. 2017년 435억4400만원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했다.

이밖에 △포스코건설(206억8400만원→192억2300만원) △롯데건설(184억1100만원→166억300만원)도 R&D 투자가 눈에 띄게 줄였다.

반면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SK건설은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했다. 그러나 이들 건설사 역시 매출액 대비 비중이 1%를 넘어서지 못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502억800만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전년 동기(407억6800만원) 대비 1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매출액 대비 비중도 0.46%에서 0.60%로 0.14%포인트 상승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SK건설은 지난해 각각 10억5400만원(2017=7억5900만원), 371억5200만원(2017=356억5800만원)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했다.

10대 건설사의 R&D 투자가 줄어든 배경은 주택 사업과 적지 않은 연관성이 있다. 지난 몇 년간 주택경기가 호황을 누리면서 연구개발비를 늘릴 이유가 없었던 까닭이다. 아파트 등의 주택사업은 특별히 기술력 향상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은 제조업 등 다른 산업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아파트 등 주택사업에 신기술이 적용되지만 R&D 비용과 깊은 연관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R&D 투자를 통해 신기술을 얻는다고 해도 수주를 따내지 못하면 큰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연구를 위한 비용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설업은 수주 경쟁력이 먼저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실 R&D 투자비용이 늘거나 주는 것도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며 “연구개발비 규모가 다 제각각이라서 큰 금액을 투자해야 하는 연구가 생긴다면 자연스럽게 R&D 비용이 높아질 것”이라고 피력했다.

전문가 등의 분석은 건설업계의 주장과는 다르다. 해외 경쟁력 강화와 세계적인 건설업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 관계자는 “중국과 인도 등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추격하고 있기 때문에 수준 높은 기술력이 절실하다”면서 “유럽 등 선진국과의 대등한 경쟁을 위해서라도 연구개발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용광 해외건설협회 사업관리실장도 “2000년대 중반 해수담수화 기술 연구를 통해 그와 관련 해외 진출 경쟁력이 생겼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이제는 스마트시티, 에코시티 등의 해외 진출이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된 연구개발에 나서야 해외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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