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조소현 기자 = 국내 35개 공기업에 근무하는 여성 임원이 단 1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 35곳의 고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임원수는 총 163명으로 이 가운데 여성 임원은 1명(0.6%)로 집계됐다.
공기업 유일한 여성 임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장옥선 상임이사다. 장 이사는 지난해 1월 LH 56년 역사상 여성 최초로 임원 자리를 꿰찼다.
공기업 여성 임원 비중은 4년 전 대비 감소했다. 공기업 여성임원 비중은 2014년 1.5%에서 ▲2015년 1.4% ▲2017년 1.2% 등 매년 감소하다가 지난해 0.6%로 1% 선마저 무너지며 국내 주요 민간기업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CEO스코어가 조사한 2018년 9월 말 국내 30대 그룹 256곳 여성 임원 현황에 따르면 전체 임원 9727명 중 여성은 299명으로 3.1%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와 달리 공기업 전체 여성 임직원 비중은 2014년 12.1%에서 ▲2015년 12.7% ▲2016년 13.2% ▲2017년 13.6% ▲2018년 16.6% 등 최근 5년간 꾸준히 늘었다. 특히 ▲그랜드코리아레저(GKL)과 한국마사회의 경우 여성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하지만 두 기관 모두 여성 임원은 전무했다. 1급 직원도 GKL이 1명, 한국마사회는 전무했다.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 비중이 급감하는 유리천장 구조가 나타난 셈이다.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낙하산 인사가 포함됐다. GKL의 경우 이기우 전 사장으로 포함해 2005년 설립 이후 거쳐 간 5명의 사장이 모두 낙하산 논란을 빚었다. 임원 중에서도 지난해 11월 신규 선임된 송병곤 GKL 상임이사가 GKL 업무 분야인 관광 및 카지노 관련 경력이 없음에도 선임돼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여성가족부는 2017년 11월 공무원을 비롯해 ▲공공기관 ▲교원 ▲군인 ▲경찰 등 공공부문 각 분야에서 2022년까지 여성고위직 비중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를 위한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공기업 여성 임원 비중이 0.6%에 그치면서 이 같은 목표는 허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비교 가능한 28개 공기업 가운데 ▲LH ▲한국철도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를 제외한 25개 공기업은 최근 5년간 여성 임원을 1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또 임원 후보군으로 볼 수 있는 1급 직원 여성 비중도 남성보다 현저히 낮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공기업 1급 직원은 총 1582명으로 이 가운데 여성은 20명(1.3%)에 그쳤다.
1급 여성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GKL로 5명 중 1명(20.5%)이다. 이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16.7% ▲대한석탄공사 12.5% ▲한국감정원 5.6% ▲한국공항공사 5.1% 순이다.
한편 공기업 중 절반이 넘는 21곳은 1급 직원 중 여성이 단 한 명도 없었따. 특히 한전KPS의 1급 직원은 95명이며, 이 중 여성은 전무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