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지방은행, ‘전국구’ 외치며 수도권 진출 러시…아파트 대출‧이동식 점포 등 틈새전략
[이지 돋보기] 지방은행, ‘전국구’ 외치며 수도권 진출 러시…아파트 대출‧이동식 점포 등 틈새전략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3.27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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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행(왼쪽) 본점과 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 은행
전북은행(왼쪽) 본점과 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 은행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지방은행들이 ‘전국구’를 외치며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방은행들은 지역 경기침체 영향으로 수익이 악화되고 있다. 또 핀테크 등 금융기술 확산에 따른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위기감이 수도권 공략을 재촉하고 있다.

안방(지역)에서는 호랑이였지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는 입장이 다르다. 이에 아파트 대출 확대 및 이동식 점포 등 틈새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5개(전북․광주․부산․대구․경남은행) 지방은행의 영업점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3분기 기준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소재 지점 수는 70개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인 지난 2014년 말(34개)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지방은행은 당초 거점 지역 외에 서울과 광역시 등 특정 지역에서만 영업이 가능했다. 그러다 금융위원회가 2015년 은행법 규제를 풀고 경기도 지역의 영업을 허가하면서 수도권 진출이 탄력을 받았다.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수도권 공략에 나선 곳은 JB금융지주 산하 2개(전북․광주) 은행이다.

JB금융은 2014년 10월 광주은행을 인수한 후 수도권 지점 수를 폭발적으로 늘렸다. 2014년 말 서울 4개 지점만 있던 광주은행의 수도권 점포는 지난해 3분기 서울 19개, 인천 4개, 경기도 7개로 총 30곳까지 증가했다. 전북은행 역시 16개(서울 10개, 인천 4개, 경기 2개)의 수도권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두 은행의 총 영업점 수가 236개인 점을 감안하면 점포 5개 중 1개(19.5% ․ 46개)꼴로 수도권에 위치한 셈이다. BNK금융(3.7% ․ 458개 중 17개)이나 DGB금융(2.8% ․ 250개 중 7개) 등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JB금융이 얼마나 수도권 진출에 힘을 쏟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BNK금융지주는 부산은행을 중심으로 수도권 내 영향력을 늘리고 있다. 2014년 서울 4개, 인천 1개 등 총 5개에 불과했던 수도권 지점이 현재는 11개(서울 7개, 인천 1개, 경기도 3개)로 증가했다.

다른 계열은행인 경남은행 역시 서울 4개와 경기 2개 등 총 6곳의 수도권 점포를 갖고 있다.

DGB금융지주의 대구은행은 2014년 말 서울에 3개 영업점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2015년과 2016년 경기도 안산과 화성에 각각 지점 한 개씩을 냈다. 이어 2017년에도 경기지역 3호점인 평택지점을 개점해 총 6곳의 수도권 지점을 운영 중이다.

BNK경남은행(왼쪽부터) 본점과 BMK부산은행 본점, 광주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 은행
BNK경남은행(왼쪽부터) 본점과 BMK부산은행 본점, 광주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 은행

틈새

지방은행들은 수도권에서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영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공략해 낮은 기반 대비 효율적인 영업성과를 노린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전북․광주은행은 2016년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으로 시중은행이 아파트 중도금 대출을 줄이자 적극적으로 수도권 대출 영업에 나선 바 있다. 이때 늘려놓은 대출의 변동금리가 높아지면서 수익성도 크게 증대했다. 지난해 3분기 JB금융의 순이자마진(NIM)은 2.70%로 전분기 대비 0.06%포인트 올라 6분기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대구은행은 올해부터 수도권에서 직원 2인1조 형태의 모바일 영업조직을 구축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수도권 인적네트워크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시중은행 지점장 출신 퇴직자를 채용, 이들을 중심으로 이동식 점포영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대구은행의 이동점포는 직원들이 160가지 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태블릿PC를 휴대하고 점포 방문이 힘든 기업 고객을 직접 찾아간다. 영업 현장에서 직접 계좌 개설이 가능하고, 주말과 휴일에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지방은행들이 수도권 영업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거점지역에서의 영업만으로는 더 이상 수익을 끌어올리기 어려워진 까닭이다. 지역경기 침체에 따른 자금수요기반 약화와 저금리 장기화, 핀테크 확산 등 금융환경 변화로 인해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부딪친 것.

실제로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지방은행산업의 환경변화와 시서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당기순이익 가운데 지방은행의 비중은 12.4%로 2015년(20.2%)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규모 면에서도 지방은행의 총자산 증가율은 연 4.4%에 그쳐 시중은행(6.2%)보다 훨씬 낮았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 가운데 수도권 비중이 가장 높은 JB금융지주의 경우 전체 수익의 절반가량이 수도권 등 지역 외에서 나올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며 “전략에 따라서는 충분히 경쟁력을 보일 수 있어 앞으로 수도권은 물론 다른 광역시의 진출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금리대출 확대 등 포용적 금융 확산이 지방은행 성장의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금리대출 시장 역시 시중은행이 상대적으로 소홀한 부문인데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확대를 추진하는 만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강기우 한은 대구경북본부 기획금융팀 과장은 “중금리대출 시장은 2016년 이후 2년 만에 3배 수준으로 확대됐고, 올해 8배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금리대출 확대 등 포용적 금융의 확산은 지방은행에 새로운 수익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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