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Car-브랜드 이야기] 현대자동차 제네시스…“한국의 기술력으로 ‘품격’을 빚다”
[이지 Car-브랜드 이야기] 현대자동차 제네시스…“한국의 기술력으로 ‘품격’을 빚다”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4.10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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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자동차
사진=현대자동차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현대자동차 제네시스(GENESIS).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고품격 자동차 브랜드다.

현대자동차는 1967년 설립 이후 7년 만인 1974년 국내 최초의 독자 모델 ‘포니’를 출시했다. 이후 쏘나타와 그랜저, 에쿠스 등을 앞세워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로 우뚝 섰다.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가 됐지만 갈증은 여전했다. 세계인의 눈에 비친 현대차는 고급 대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였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벤츠, BMW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돌파구가 필요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고심한 끝에 탄생한 걸작이 바로 제네시스다.

2008년 출범 당시에는 그랜저와 에쿠스 사이를 공략하기 위한 맞춤형 준중형 세단을 표방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젊어진 그랜저의 감각과 에쿠스의 중후함을 모두 잡으며 승승장구했다.

제네시스는 진보를 거듭했다. 쿠페는 물론 최근 G70 등이 성능과 디자인 모두 호평을 받았다. 또한 올 하반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보일 예정. 이대로라면 SUV 시장까지 점령할 기세다.

가치는 인정받는 법. 지난달 31일 브랜드가치 평가회사인 브랜드스탁이 발표한 ‘국내 100대 브랜드’에서 28위를 차지했다. 자동차 브랜드 중 1위. 참고로 벤츠가 80위다.

역사

시작은 2003년 말부터다. 이후 약 4년 동안 5000억원이 투입되고 4000여명의 연구 인력이 매달린 현대차의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당시 제네시스 프로젝트는 BH. 그 이유가 ‘벤츠 헌터’를 추구해서였다는 후문이다.

당시 이 프로젝트를 지휘했던 정의선 現현대차 부회장은 제네시스를 토요타의 렉서스, 폭스바겐의 아우디와 같은 독립적인 브랜드로 계획했다. 하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현대 제네시스’로 탄생한 아픔이 남아있다. 이후 2015년 독자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첫 모델은 2008년 1월. 제네시스는 영어로 기원, 창세기를 의미한다. 고급세단의 출발선이자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의미를 담아 출시됐다. 당시 타깃은 30~40대 성공한 사업가. 연령층이 낮아진 그랜저와 중후한 이미지의 에쿠스 사이를 메우면서 프리미엄의 가치를 동반할 계획이었다.

당시 반응은 기대대로였다. 제네시스 1세대(BH 330, BH380)는 최고급 세단을 탈 조건이 되지만 ‘아빠차’ 같은 에쿠스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대형 세단이 다소 버거운 여사님들에게도 인기 만점.

성능은 당연히 최고 수준이었다. BH 380의 경우 V형 6기통 람다 엔진에 최대출력 291마력, 최대토크 36.5㎏.m의 성능이었다. 비슷한 시기의 에쿠스 JS380(최대출력 268마력, 최대토크 37.6㎏.m)과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다만 기존의 고급 세단과 극명한 차이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기자 개인의 당시 기억을 떠올리자면 쌍용차의 체어맨과 가격 및 디자인의 큰 차이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기대 이상의 성과까지는 아니었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2013년 제네시스 프라다 모델의 경우 이렇다 할 존재감을 내비치지 못한 채 사라졌다. 성능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가장 실패한 모델. 1200대 목표 중 300여대 판매에 그쳤다.

얻은 건 있었다. 프라다의 실패 이유를 통해 프리미엄 독자 브랜드를 향한 갈증이 더욱 깊어졌다. 이에 프리미엄 브랜드 출시에 가속이 붙었으니 절반의 실패라고 위안 삼을 수 있었다.

품격

사진=현대자동차
사진=현대자동차

그랜저와 에쿠스의 틈새를 공략했던 제네시스가 본격적으로 도약하면서 국내 고급 세단의 판도가 바뀌었다. 더욱이 2017년 에쿠스가 단종되면서 제네시스의 질주에 힘이 붙었다.

2013년 말 2세대 모델이 나오면서 점차 제네시스만의 품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당시 세계적인 디자인 트렌드였던 헥시고날 그릴을 적용하면서 고급스러우면서도 역동적인 외모를 풍겼다. 엔진의 경우 1세대 모델과 동일했으나 개선된 성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요약하자면 2세대 제네시스는 디자인과 성능 모두 한 단계 이상 업그레이드됐다.

2015년 11월 독자 브랜드 제네시스에 대한 출사표를 던지고 플래그십 세단 제네시스 EQ900(G90)으로 정점에 올라섰다. 에쿠스를 대신한 EQ900은 압도적으로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최고 수준의 편의 및 안전사양으로 국내 최고급 차로 등극했다. 더욱이 기존에 왕좌였던 에쿠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한층 더 탄력을 받았다.

EQ900은 플래그십 세단답게 최고의 기술이 집약됐다. 최상위 트림의 경우 V8 엔진에 최대출력 425마력, 최대토크 53.0㎏.m의 성능을 발휘했다. 기자가 직접 시승했을 때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는 걸 느낄 정도였다.

최근에는 준대형 G80과 대형 G90의 새로운 모델이 출시돼 선의의 경쟁을 하듯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제 제네시스는 독일 3사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고급 세단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일례로 현재 BMW7시리즈 타는 기자의 친구는 곧 G90으로 갈아탈 준비를 하고 있다.

구축

사진=현대자동차
사진=현대자동차

제네시스는 단순히 대형 세단으로만 분류할 수 없다. 렉서스, 아우디처럼 독자적인 브랜드를 구축하기 때문이다. 세단은 물론 스포츠카, 스포츠세단, 더 나아가 올 하반기 SUV까지 출시해 제네시스 사단을 완성할 예정이다.

2008년 탄생한 제네시스 쿠페는 국내 최초로 후륜구동 스포츠카로 성능과 디자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수입 명차와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제네시스 브랜드 입지를 더 공고히 하는 데 힘을 보탰다.

제네시스 쿠페는 3.8버전 기준 최대출력이 무려 303마력을 자랑했고 최대토크도 36.8㎏.m이나 됐다. 밟으면 나간다라는 말이 잘 어울릴 정도. 더욱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젊은 세대들의 현실적인 드림카가 됐다.

스포츠세단 G70은 한층 더 진화했다. G80과 같은 고급 준대형 세단의 냄새를 물씬 풍기지만 스포츠카인 제네시스 쿠페를 압도하는 성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G70은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100m까지 도달하는 속도) 4.5초. 최대출력 370마력에 최대토크가 52.0㎏.m다.

더욱이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SUV로 제네시스 사단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름은 제네시스 GV80. 벌써부터 미국 등에서 포착된 사진이 공개되면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GV80은 기존의 제네시스 G80 디자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급 세단을 고급 SUV로 알맞게 옮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금의 기대대로라면 SUV 시장에서도 큰 돌풍을 일으킬 전망이다. 그리고 마침내 제네시스 사단이 완성되는 것이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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