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핀테크’ 향한 은행권의 태도 변화…‘제휴․협업’에서 ‘육성․상생’으로 전략 수정
[이지 돋보기] ‘핀테크’ 향한 은행권의 태도 변화…‘제휴․협업’에서 ‘육성․상생’으로 전략 수정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4.16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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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은행
사진=각 은행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금융지주와 은행권이 핀테크(금융+기술) 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종의 전략 수정이다. 종전까지는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로 성장한 핀테크 업체와 협업하는 ‘합종연횡’이 주를 이뤘다. 그러다 최근 들어 핀테크 육성센터(핀테크랩)을 마련해 유망한 스타트업 발굴에 힘을 쏟는 것. 핀테크에 대한 은행권의 태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3개(신한금융․우리금융․NH농협금융) 금융지주가 핀테크랩(Lap)을 잇따라 열고, 향후 투자 및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신한생명 본사에서 '신한퓨쳐스랩 제2출범식'을 열었다. 신한퓨쳐스랩은 핀테크 등 혁신기업을 발굴해 지원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15년 첫 발을 내딛었다.

신한금융은 랩을 통해 향후 5년간 핀테크 기업 육성에 250억원을 직접투자 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유망기업 명단을 6000곳으로 조성해 2조1000억원 규모로 혁신성장 재원도 투자한다.

또 250개 혁신기업을 발굴해 단순 사무 공간 제공이나 투자에만 머물지 않고 인프라 확장과 디지털 신기술 자문 지원, 인재 발굴, 글로벌 진출 지원, 인수합병(M&A)·기업공개(IPO) 연계지원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NH농협금융그룹은 지난 8일 서울 서초구에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조성하고 출범식을 열었다. 이곳은 디지털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디지털 R&D센터'와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NH핀테크혁신센터'로 구성됐다.

농협금융은 핀테크혁신센터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 육성과 지원에 나선다. 최근 선정한 33개 기업에 단계적으로 자금과 사무 공간 등을 지원한다. 또 200억원 규모의 'NH-아주 디지털혁신펀드'도 조성·운영해 이들 스타트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하고 향후 대상을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한화금융센터에서 기존 핀테크랩을 확대․개편한 '디노랩(DinnoLab)' 개소식을 가졌다. 디노랩은 신생기업에 사무공간·컨설팅·투자 등을 지원하는 기존 '위비핀테크랩'과 중견·선도 핀테크 기업의 기술·서비스 개발 등 스케일업(규모 확대)을 집중 지원하기 위해 새로 편성된 '디벨로퍼 랩'으로 구성됐다.

여기서 신생 창조기업을 대상으로 한 육성·지원 전담 조직인 위비핀테크랩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총 22개사를 발굴해 협력을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핀테크 등 혁신기업에 13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하나금융그룹은 스타트업 멘토링 센터인 ‘원큐 애자일 랩’ 6기를 운영하고 있다. KB금융 역시 ‘KB이노베이션 허브’를 통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정유신(왼쪽 세번째부터) 핀테크지원센터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AI로봇,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회장, 김대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서 출범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유신(왼쪽 세번째부터) 핀테크지원센터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AI로봇,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회장, 김대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서 출범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쟁력

은행권이 이처럼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힘을 쏟는 이유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 전환’이 은행권 경영의 화두로 올라선 상황에서, 스타트업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 제공함으로써 향후 디지털 경쟁에서 우위를 다지기 위한 복안이다.

더욱이 혁신 성장을 위한 창업 활성화를 강조하는 현 정부 기조에도 발맞추는 모양새인데다, ‘동반성장’․‘상생 협력’이라는 가치를 내걸어 은행 이미지 제고도 노리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대부분 은행의 경영 목표에 ‘디지털 전환’이 포함된 상황에서 혁신적인 기술 개발, 서비스를 통해 디지털 경쟁력을 갖는 것이 공통적인 관심사”라며 “기존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이나 제휴로는 다른 은행들과 별 반 다르지 않은 수준에 그치지만, 직접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향후 다른 곳에는 없는 혁신적인 기술․서비스 확보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이같은 은행권의 움직임에 적극 환영하며 격려하는 모양새다. 금융정책의 수장인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이달 열린 3개(신한․우리․농협) 은행․금융지주의 핀테크랩 출범 현장을 모두 방문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최 위원장은 올해가 핀테크 산업의 골든타임이라며 핀테크 혁신을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이달부터 금융규제 샌드박스(규제 유예) 운영으로 핀테크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원활하게 했다. 또 지난 2월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핀테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11일 신한퓨처스랩 출범식에서 “최근 유니콘 핀테크 기업으로 성장한 토스의 스케일업 투자는 대부분 해외투자자들이 했다”며 “앞으로 국내 금융권과 투자자들 힘으로 우리 핀테크 기업을 유니콘으로 키워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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