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혈세 펑펑” 공공기관, 무늬만 ‘임금 피크제’…주 3일 근무하고 연봉 1억?
[100세 시대] “혈세 펑펑” 공공기관, 무늬만 ‘임금 피크제’…주 3일 근무하고 연봉 1억?
  • 김주경 기자
  • 승인 2019.04.2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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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김주경 기자 =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는 임금피크제를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가 맞물리면서 연봉 1억이 넘는 고위직에게 애꿎은 국민 혈세만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기획재정부가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자료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은 각각 8614명, 9362명이다. 오는 2021년과 2022년은 1만명에 육박한다. 

기관별로 보면 산업은행이 지난해 9월 기준 정원 3215명 중 임피 대상자가 219명으로 6.82% 규모다. 2022년이 되면 정원 3287명 중 556명으로 급증해 16.9%에 이른다.

공공기관 대부분 입사 기간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연공서열식 호봉제를 적용한다. 이렇게 되면 오래 근무하는 직원들은 근무연차에 따라 급여수령액이 늘어나 부담이 커진다.

정부는 공공기관에 대한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자 2016년부터 근로자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되 연봉피크제(임금은 줄고 근무시간은 규정대로 적용)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은 만 60세 정년퇴임을 앞두고 5년 전부터 대상자를 선정해 그들에게 중요 업무가 아닌 대체직무를 맡기고 있다.

대신 정부는 만 55세부터 임금을 10% 이상 감액하는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근로자에게 2년간 1인당 연 최대 1080만원을 지원해준다. 쉽게 말하면 연봉 1억원 안팎을 받는 직원에게 월 90만원의 급여를 정부가 보전해주는 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들어서는 근무시간까지 줄이는 추세다.

최근 일부 공공기관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근무시간도 함께 줄이는 방향으로 노사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하 KEIT)과 한국공항공사 노사는 최근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을 대상으로 근로시간 단축 합의서를 체결했다. 

KEIT는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의 근무시간을 종전 주 40시간에서 주 32시간으로 줄였다.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에도 ‘삭감된 보수에 비례해 단축근로제를 적용할 수 있다’는 문구를 넣었다.

공항공사도 만 59~60세 임금피크제 직원의 근로시간을 주 24시간(3일)으로 단축했다. 공항공사 노사는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의 개인별 임금 감액률이 변경되면 단축 근로시간도 이에 준해서 적용하는 규정을 새로 삽입했다.

이처럼 줄어든 임금에 비례해 근무시간마저 단축하면 시간당 임금은 기존과 비슷하거나 통상 임금 규정이 적용돼 더 오르게 된다. 결국 근무시간이 축소되면서 추가 인력이 필요해지게 돼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다. 임금피크제가 공공기관에서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는 셈.

익명을 원한 공항공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근로자 1인당 연 1080만원 한도로 줄어든 임금분을 보전해줬지만 제도가 폐지되면서 불가피하게 근무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임금 피크제 개편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익명을 원한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임금이나 근무시간과 관련된 사안은 단체협약을 통해 노사 간 자율적 합의로 변경이 가능하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요해서는 안되며 기관이 채용 가능 범위와 재원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학계 등 전문가 집단은 현행 임금피크제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가 제대로 도입이 되지 않으면 결국 고임금 고령화 인력에 대한 부담은 후 세대가 고스란히 떠안고 갈 수밖에 없다”면서 “생산성에 따른 임금 수정이 하루라도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경 기자 ksy055@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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