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도마 오른 건설현장 ‘사망사고’…산재 사망 중 50% 비중, 안전불감증 해소 시급
[이지 돋보기] 도마 오른 건설현장 ‘사망사고’…산재 사망 중 50% 비중, 안전불감증 해소 시급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5.14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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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건설현장 사망사고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발생한 산업재해 사망자 중 50% 비중을 나타냈다. 특히 사망사고 유형 중 추락사가 무려 60%를 차지했다. 부주의 등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와 건설업계가 팔 걷고 나섰다. 10대(지난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건설사 수장들이 현장 사망자 100명 줄이기를 선언하고 입체적인 안전점검에 착수 한 것.

1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재에 따른 사고 사망자 수는 971명. 이 가운데 건설업이 485명으로 전체의 50%를 차지했다. 특히 추락사는 이중 60% 수준인 260명에 달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공개한 지난해 산재 확정(2015년~2017년 사망자 일부 포함) 건설현장 사망사고 현황을 건설사별로 분류하면 포스코건설이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건설(7명) 2위를, GS와 반도건설은 각각 4명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대우건설, 롯데건설, 태영, 한신공영, 두산건설, 대방건설에서 각각 3명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했다.

건설현장 사망사고는 올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GS건설 현장에서 지난 3월 3명의 근로자가 추락사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3곳의 현장에서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가 나섰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8일 서울 개포시영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추락재해예방 현장 간담회를 주재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10대 건설사 최고경영자가 참석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올해 건설분야에서 100명 이상의 사고사망자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예방활동을 추진하겠다”며 “원·하청 구분 없이 현장인력의 안전을 살피면서 일선현장에서 직접 안전을 담당하는 분들에 대한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과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등 수장들은 이날 간담회 후 직접 대규모 건설현장을 찾아 추락 사고예방 안전조치(발판(비계), 작업발판, 안전난간 등)와 개인 보호 장비를 착용했는지 등을 함께 점검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안전소홀에 관한 징계도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10일 건설현장을 불시감독해 안전사고 위험을 방치한 433곳을 적발해 사법처리하고 80곳에 작업중지 명령, 575곳은 시정명령과 함께 12억4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박영만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건설현장 안전문화 정착이 중요하다”며 “건설재해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추락 재해 예방을 위해 연중 추락 방지 안전시설을 감독하고 불량한 건설현장에 대해 강력 조치하는 등 예방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주도해서 법이나 규율을 강화하는 것이 사고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라며 “예컨대 타워크레인 같은 경우는 서류 조작을 해서 노후된 기계를 쓰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 상황을 제도적으로 미리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사진=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안전

건설사도 자체적으로 이론과 체험을 병행하는 등 안전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또한 강화된 안전교육과 더불어 노후·불량 시설을 교체 및 개선해 뜻하지 않은 사고를 최대한 방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업 입장에서 안전 관련 사고가 가장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GS건설은 2015년부터 안전혁신학교 강사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안전교육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사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한 훈련을 실시한다. 특히 싱가포르에 안전혁신학교를 개교해 운영 중이고 베트남 및 몽골 정부 관계자들이 이를 벤치마킹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을 정도로 우수함을 인정받았다.

현대건설도 현장에서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조회 시간에 안전 구호를 외치고 안전모 착용 등 기본적인 안전 관리에 힘쓰고 있다. 안전을 관리하는 팀(안전지원실)이 수시로 불량 및 노후 시설물 등을 교체하는 것도 놓치지 않는다.

대우건설은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기술연구원 부지 내에 안전체험 공간을 리뉴얼 확대 개관했다. 안전체험공간에는 근로자 및 직원들이 발판에서 추락하거나 미끄러짐 등의 상황들을 사고 유형별로 직접 체험 할 수 있는 모형이 설치됐다. 또 중대 재해로 직결되는 중량물 인양과 동바리 점검 또한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대림산업은 VR장비를 통해 고위험 작업을 현장감 있게 체험하는 안전체험학교를 마련했다. 이밖에 다른 건설사들도 다양한 형태의 교육으로 직원들의 안전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다만 업계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주로 외부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강풍, 폭우, 폭염, 혹한 등 자연재해에 따른 사고는 피하기 어렵다는 것.

익명을 원한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고층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데 강풍이 불면 사고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며 “폭염 등으로 작업자가 갑자기 쓰러지는 등 예기치 않은 돌발 상황은 건설사 입장에서도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 개개인의 건강상태까지 모두 파악하는 건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호소했다.

안전 교육을 강화해도 현장 노동자들이 뜻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길게는 수십 년 동안 건설 현장에서 일한 근로자가 사고에 노출된 안 좋은 습관을 하루아침에 고치기 어렵다는 것. 단 한 순간의 실수를 대비하지 못하는 안전불감증이 만연하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설비의 노후화 등 건설사의 책임에 따른 사고라면 반드시 책임을 지고 이를 개선해야 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개인의 귀책사유에 따른 사망 사고는 건설사 입장에서 난감하다. 안타까운 사망 사고에 잘잘못을 따지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무조건 건설사 책임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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