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심상목 기자] 금융감독당국이 국내 금융사들의 후계자 육성시스템을 점검할 계획을 세웠다. 당국은 최고경영자(CEO)의 공백사태에 대비한 대응체계 여부 조사와 함께 후계자 양성 여부를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24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CEO 리스크 방지를 위해 확충할 예정인 금융회사 평가항목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장 먼저 금감원은 금융회사들이 후계자를 제대로 육성하고 있는지 여부부터 점검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능력 있고 전문성 있는 CEO 후보를 미리 육성함으로써 갑작스럽게 경영진을 인선할 때에도 인물난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금감원은 이에 앞서 올해 초 발표한 ‘2011년 검사업무 운영방향’을 통해 금융회사 CEO 리스크 방지 차원에서 경영관리 능력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다만 CEO 리스크는 경영관리 능력뿐 아니라 갑작스런 유고와 같은 비상사태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점검을 강화키로 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신한금융 사태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CEO의 공백은 상당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금융회사들은 비상사태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금융회사 CEO의 보상체계에 대한 점검도 강화키로 했다. 금융회사 CEO에 대한 과도한 성과보상체계가 CEO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제정한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 내용이 금융회사 내규에 제대로 반영됐는지를 살펴볼 계획을 세웠다.

 

금감원에 따르면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은 경영진에게 성과급의 40~60%를 3년 이상에 걸쳐 나눠 주되 은행장 등 CEO와 고액 연봉을 받는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거래 담당 직원에 대해서는 성과급의 60% 이상을 분할 지급토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금융회사들의 외형불리기 경쟁은 단기에 성과를 거두겠다는 CEO들의 경영판단 때문”이라며 “불필요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CEO들의 보상체계를 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사회 및 사외이사 기능이 적정한지 여부와 금융회사 내부의 경영진 견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점검도 강화할 방침이다.

심상목 sim2240@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