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정부가 한국 경제에 대해 5개월 연속 ‘부진’을 진단했다. 5개월 연속 ‘부진’ 평가를 이어간 건 지난 2005년 보고서를 발간 이후 처음이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발표한 월례 보고서 ‘그린북(최근경제동향) 8월호를 통해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반도체 업황 부진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미·중 무역 분쟁 등 대내외 요인에 따라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장기화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그린북에서 수출·투자 부진을 언급한 이래로 이달까지 5개월 연속으로 같은 진단을 내리고 있는 것. 5개월 연속 ‘부진’ 진단을 이어간 건 2005년 그린북을 발표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 “5개월 연속 부진 표현을 지속한 것은 맞다”라면서도 “4, 5월 광공업생산, 수출·설비투자 등 주요 실물지표 등이 부진했지만 이후 석 달은 투자와 수출에 한정해서 한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6월 산업 활동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생산과 설비투자는 소폭 증가했으나 소비 및 건설투자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북에 따르면 6월 생산은 0.7%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0.2% 증가했지만, 서비스업 생산 ▲도소매업(-1.6%) ▲정보통신업(-4.2%) ▲금융·보험업(-1.8%) 등이 전월 대비 1.0% 감소한 영향이다.
설비투자는 1분기보다 2.4% 증가했다. 감소세였던 전기실적(-9.1%)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6월 설비 투자지수도 운송장비 투자와 기계류 투자 증가에 힘입어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 판매도 부진했다. 전월보다 1.6% 줄며 감소로 전환했다. 특히 할인점 매출액이 10.7% 급감했고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도 3.7% 감소했다.
7월 수출(잠정)은 반도체업황 부진의 지속,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0% 줄었다. 자동차가 21.5% 늘었지만, 반도체(-28.1%), 컴퓨터(-24.1%), 석유화학(-12.4%) 등의 분야가 부진했다. 수입도 2.7% 줄었다.
건설투자는 2분기에 1분기보다 1.4% 증가했지만 6월 들어 토목(-3.6%) 공사 실적이 다소 부진하면서 전월 대비 0.4% 감소했다.
7월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만9000명이 증가했지만, 실업률도 3.9%로 0.2%포인트 상승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글로벌 제조업 경기와 반도체 업황이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 갈등 심화 등 불확실성이 커졌다”라면서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수출·투자·소비 활성화 등 경제활력 제고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