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DLF‧DLS, 원금 다 날릴 판 ‘피해 막심’…고령 투자자 노후대비 빨간불
[100세 시대] DLF‧DLS, 원금 다 날릴 판 ‘피해 막심’…고령 투자자 노후대비 빨간불
  • 김주경 기자
  • 승인 2019.09.02 08: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김주경 기자 =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이 판매한 DLF‧DLS(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이 원금의 90%까지 손실이 예상되는 등 피해가 막심하다.

더욱이 개인투자자가 70대 이상 고령자가 7백여명에 달해 이들의 노후 대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 7일 기준 우리‧하나 등 국내 시중은행이 판매한 독일과 영국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은 총 8224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이 4012억원, 하나은행은 3876억원을 판매했다.

투자자 중에서는 개인이 3654명으로 약 89.1%를 차지했다. 투자금액은 7326억원이었다. 법인은 188곳이 참여했으며 898억원을 투자했다.

개인투자자 연령별 DLF 가입자는 70∼79세(440명)가 가장 많았다. 이어 80∼89세(202명), 90세 이상 초고령가입자(13명) 순이다.

고령자들의 DLF 잔액을 보면 70∼79세 920억원, 80∼89세 815억원, 90세 이상 26억원이다.

문제는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은 원금 회수율이 0%라는 것이다.

우리은행이 1266억원 어치 판매한 ‘독일 10년물 금리연계형 DLF’는 이번 달부터 만기가 돌아온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연계한 DLS는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이 상품은 판매잔액이 1266억원이다.

통상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2% 이상이면 연 4.2%의 수익이 보장되지만 -0.7% 이하로 떨어지면 원금 전액을 날리게 되는 등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커지면서 피해배상이 어떻게 이뤄질 지에 대해서도 관심사다.

결론부터 언급하면 과거 사례를 볼 때 100% 배상은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우리은행 우리파워인컴펀드의 경우 지난 2008년 50% 배상을 권고한 바 있다. 2014년 동양그룹 기업어음(CP)은 15~70% 수준에서 피해배상이 이뤄졌다.

금감원이 현장조사를 통해 불완전판매를 밝혀낸다 해도 최대 70% 이상 배상은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은행에서 원금손실 여부에 대한 사전 설명이 이뤄졌는지도 배상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금까지 판매된 DLF‧DLS가 1억원 이상 투자가 가능한 사모펀드라는 점에서 배상액이 대폭 낮아질 수 있다. 이 경우 자본시장법상 손실액의 30% 한도에서 배상이 가능하다.

사모펀드 투자자는 보통 금융 이해도가 높은 적격투자자로 분류돼 배상비율이 제한된다.

다만 은행 내규 기준이 반영된다면 그 이상의 보상도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감원의 분쟁조정에도 불구하고 각 은행이 불완전판매 사실을 부인하거나 배상 비율에 반발해 조정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재판을 통해 최종 배상비율이 정해질 수도 있다.

이에 금융소비자원이 해당 상품 투자자를 대신해 집단소송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현재 소송자료를 취합하고 있다”며 “추석을 전후해 고령자를 중심으로 20여명 정도를 선별해 먼저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소송이 진행되면 대법원 최종 확정 판결까지 3년~4년의 시간이 걸리다보디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 그렇다보니 소송을 끝내려고 재빨리 합의하는 경우가 많다.

조 원장은 “벌써부터 은행들이 피해자들에게 자료 제출을 꺼리고 있다”며 “소송이 길어지면 지친 개인투자자들이 불리한 조건이라도 빨리 합의를 보기를 원해 소송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고 전했다.


김주경 기자 ksy055@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