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성장 한계’ 건설家,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종합부동산개발 ‘디벨로퍼’ 변신 박차
[이지 돋보기] ‘성장 한계’ 건설家,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종합부동산개발 ‘디벨로퍼’ 변신 박차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09.1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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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이 디벨로퍼 변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HDC현대산업개발과 대우건설이 사업 발굴부터 운영관리까지 전 과정을 총괄한 서울 용산구 용산철도병원부지 인근 전경(왼쪽)과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전경. 사진=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건설사들이 디벨로퍼 변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사업 발굴부터 운영관리까지 전 과정을 총괄한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전경(왼쪽)과 서울 용산구 용산철도병원부지 인근 전경. 사진=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대형 건설사들이 종합 부동산 개발 즉, 디벨로퍼(Developer)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벨로퍼는 사업 발굴 및 기획부터 지분투자, 금융 조달, 건설, 운영관리까지 전 과정을 총괄한다.

건설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외부 경쟁자 출현도 한몫했다. 증권사를 포함한 부동산·인프라 관련업체가 급증하면서 건설사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달 국토교통부에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대우건설은 부동산 간접투자기구인 리츠(RETIs)에 진출해 건설과 금융이 융합된 신규 사업모델을 만들어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꾸준히 디벨로퍼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5월 기업분할 후 조직개편을 통해 디벨로퍼 전담부서(개발·운영사업부) 가동에 들어갔다.

가시적 성과가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서울 용산병원부지 개발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이곳에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업시설 등으로 구성된 주거복합단지가 들어선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또 용산역 전면공원 지하공간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지하공간 개발사업은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인 아이파크몰에서부터 시작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또한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 등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밖에 SK와 GS건설 등도 디벨로퍼로 발돋움하기 위해 사업구조 개편 등 체질을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금융 시행사 등이 대거 등장하면서 큰 수익을 냈다. 이에 국내 건축시장 파이가 줄어들었다”며 “건설사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 그들이 수익을 가져가니 물러설 수 없는 노릇”이라고 전했다.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사진=SK건설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사진=SK건설

변화

건설사들은 과거 공격적인 투자개발사업에 나섰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리스크 분산을 위해 안정적인 시공 사업에 집중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해졌다는 진단이다.

특히 디벨로퍼 역량 강화는 해외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우리 건설사들은 중국, 인도, 터키 등 후발주자들로 인해 설 곳이 좁아졌다. 또 유가 하락 등의 이유로 대규모 프로젝트가 줄었다. 더욱이 예측하기 어려운 정부의 규제로 인해 국내 주택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건설사들은 이같은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에서도 디벨로퍼로서의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대림산업, 롯데건설, SK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6년 부동산투자회사 전문 자산관리회사인 대림AMC를 출범시키며 글로벌 디벨로퍼로 탈바꿈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사우디 아람코와 프랑스토탈이 합작으로 추진하는 아미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SK건설과 함께 2017년 3조5000억원 규모의 세계 최장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의 사업권을 따냈다. 대림산업은 민간투자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사업에서 시공뿐만 아니라 16년 2개월 동안 최소 운영수익을 보장받는다.

롯데건설은 동남아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전략 진출 국가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지속적인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를 위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개발법인을 설립했다.

익명을 원한 롯데건설 관계자는 “동남아 현지에서 종합 부동산디벨로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며 “아파트, 빌라 등 다수의 개발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의 디벨로퍼 역량 강화는 긍정적이다. 최근 저유가 등으로 재정 상황이 나빠진 중동 주요국과 베트남 등 개도국의 발주처는 금융까지 해결해주는 글로벌 디벨로퍼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 책임연구원은 “건설사들이 어떤 이유에서든 디벨로퍼로 변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라며 “금융 조달 등의 문제가 만만치 않지만 자체 개발사업 능력을 키워야만 세계 건설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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