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소상공인‧자영업자 모셔라” 은행권, 창업부터 세무‧회계까지 전폭 지원
[이지 돋보기] “소상공인‧자영업자 모셔라” 은행권, 창업부터 세무‧회계까지 전폭 지원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9.2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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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의 'KB 소호 컨설팅 허브(HUB)'(왼쪽)와 신한은행의 'SOHO 성공지원 센터'의 모습. 사진=각 은행
KB국민은행의 'KB 소호 컨설팅 허브(HUB)'(왼쪽)와 신한은행의 'SOHO 성공지원 센터'의 모습. 사진=각 은행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전용상품과 금리우대 등 단순 금융서비스 제공을 넘어섰다. 상권‧업종분석과 함께 세무‧회계‧법률 등 광범위한 창업 지원으로 변모했다.

이같은 행보는 정부의 금융정책 방향인 포용적‧관계형 금융에 발맞추는 동시에, 대출 확대를 통한 수익성 증대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각 은행은 전담부서를 두거나 컨설팅센터를 설립‧확장하는 등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비금융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기준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컨설팅센터는 총 21개다. 운영 은행은 5곳으로 KB국민은행(13개), 신한은행(3개), 우리은행(2개), IBK기업은행(2개), 부산은행(1개) 등이다.

지난해 말만 해도 KB국민은행 한 곳에서 11개 센터를 운영했던 것과 비교하면, 9개월 새 4개 은행이 참여해 센터 10곳을 더 늘린 것이다. 더욱이 KEB하나은행과 광주‧경남은행이 하반기 참여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5개소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에 올 연말까지는 8개 은행이 27개의 컨설팅센터를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컨설팅센터가 늘어난 만큼 컨설팅(자문) 건수도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중 총 1128번의 자문이 실시됐다. 전년 동기(616건) 대비 83.1%(512건) 늘어난 수치다.

은행권에서 제공하는 경영자문이지만 금융부문보다 비금융 자문 비중이 더 높다. 전체(1128건) 가운데 무려 95.6%(1078건)가 비금융부문이다.

자문 형태별로는 상권과 업종 등을 분석해주는 창업 분야가 82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업 승계 등 세무 관련이 175건으로 집계됐다. 이어 기타(36건), 경영자문(26건), 회계(21건) 등의 순이다.

고객을 찾아가는 자문도 활발하다. 세미나 형태의 단기 집합교육을 실시하거나, 수개월 일정의 창업 아카데미 등을 진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장기 집합교육은 3개 기수, 105명이 수강했다. 단기 세미나는 28회( 1705명) 개최됐다.

사진=KB국민은행
사진=KB국민은행

상생

은행권의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대상 비금융부문 지원은 상생의 의미가 강하다. 이들이 은행 수익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성장은 곧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 개선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국내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313조8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6년 말(261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2년 새 무려 20.2%(52조7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이 올해 들어 이들과의 동반 성장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경제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내 경기둔화가 지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다면 은행 입장에서도 큰 손실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계가 뚜렷한 금리우대보다는, 경영 전반을 지원해 자영업자 스스로가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경영자문은 문재인 정부의 ‘포용적 금융’ 정책과도 궤를 같이 한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지난해 마련한 ‘금융감독혁신 과제’에는 자영업자에 대해 전문 컨설팅을 지원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은행과는 별도로 ‘찾아가는 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자영업자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컨설팅센터의 확대는 금융당국의 주문을 충실히 이행하면서도, 미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행보다.

다만 보완해야 할 점도 남아있다. 현재 개설된 컨설팅센터 대부분이 수도권에 몰려있는 등 지역 편중 현상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현재 운영 중인 21개 센터 가운데 절반이 넘는 11곳이 서울에 위치해 있다. 나머지 10곳 중 5곳이 경기도나 인천 등에 소재하고 있다. 더욱이 하반기 개설이 예정된 6곳 가운데서도 3곳이 서울에 문을 연다.

지방에 거주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구조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금감원과 은행권에서 ‘찾아가는 경영컨설팅’을 운영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상당수가 수도권에서 열리고 있다. 설사 지방에서 열리더라도 정기적이지 않아 지방 거주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이 제때 이용하기 힘들다.

이에 은행권은 광역시뿐만 아니라 중소도시까지 컨설팅 서비스 범위를 확대해 지방 자영업자의 컨설팅 소외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 경영 자문은 즉각적인 수익성‧건전성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향후 은행과 자영업 모두 성장하는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방 소외 해소를 위해 향후 균형적인 컨설팅센터 설치와 찾아가는 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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