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자금력을 갖춘 2030 현금 부자들이 무순위 청약을 통해 신규 아파트의 미계약 분을 사들이는 일명 ‘줄줍’의 절반 이상을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2019년 7월간 무순위 청약 당첨자 현황’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무순위 청약 및 당첨이 발생한 주요 아파트 단지 20곳(서울 12곳, 성남 3곳, 부산, 대구, 얀양 등 5곳)의 무순위 당첨자 2142명 중 30대가 916명(42.8%), 20대가 207명(9.7%)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10대 중에도 2명의 당첨자가 있었다.
무순위 단지 중 ▲3.3㎡당 4891만원으로 분양가가 가장 높았던 서울 방배 그랑자이의 경우 ‘줍줍’ 당첨자 84명 중 30대가 30명(20대 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평당 4751만원의 서울 디에이치 포레센트의 무순위 당첨자 20명 중 12명이 30대(20대 1명)였다. ▲3.3㎡당 4150만원의 서울 시온캐슬 용산의 경우 당첨자 44명 중 30대가 17명(20대 13명)이었다.
서울 외 지역도 비슷한 결과였다. ▲성남시 분당 지웰푸르지오(3.3㎡당 2715만원)의 당첨자 41명 중 11명 ▲안양시 평촌 래미안푸르지오(2050만원) 당첨자 234명 중 115명 ▲대구시 수성 레이크 푸르지오(1973만원) 무순위 당첨자 203명 중 106명이 2030이었다.
줍줍 청약 중 ▲성남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은 5명 선정에 1283명이 몰려 경쟁률 256.6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다음으로 ▲29명 선정에 6197명이 운집해 213.7대 1을 기록한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 ▲한양수자인 구리역(191.2대 1) 순이었다.
김 의원은 “다수의 ‘줍줍’ 단지가 분양가 9억 이상으로 중도금 대출이 제한돼 막대한 현금 없이는 지원조차 어려운데도 당첨자의 절반 이상이 2030이라는 것은 현금부자 중에서도 ‘증여부자’가 줍줍에 많이 뛰어들었을 것으로 짐작된다"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특정 계층에게만 혜택을 몰아주는 결과를 가져온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