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사료검토용 쌀로 고추장 생산(?)
대상, 사료검토용 쌀로 고추장 생산(?)
  • 김봄내
  • 승인 2010.06.2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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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된 묵은쌀로 고추장 만들고 ‘위풍당당’

대상 청정원에서 판매 중인 고추장이 5년 된 묵은쌀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고추장은 1년 전 출시돼 인기몰이 중인 ‘순창 우리쌀로 만든 고추장’이다. 대부분의 시판 고추장에 밀가루가 들어간 것에 비해 이 제품은 ‘우리쌀’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매출도 동반 상승했다. 지난해 5~12월 매출이 전년 대비 18%, 올해 1~4월 매출이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한 것. 같은 회사에서 만든 이전 고추장보다 5.3% 가격이 인상됐지만 밀가루 대신 쌀이 들어간 ‘웰빙’ 고추장이란 점에 이끌린 소비자들은 이 고추장을 선택했다.

 

하지만 고추장에 들어간 쌀이 2005년 생산된 쌀이라는 사실은 출시 1년이 지난 최근에야 알려졌다. 제품을 만드는 순창공장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쌀 포대에 ‘05년산 정부미’란 글씨가 기재된 것이 발견되면서 부터다.

 

이 쌀은 최근 정부가 사료용으로 처분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쌀이다. 쌀 재고가 140만 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는 2005년산 구곡을 사료용으로 전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식품으로 사용하기엔 맛이나 품질 면에서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원가도 낮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정부미 40kg의 공급가격은 3만720원으로 2006년 3만8400원, 2007년 4만9150원, 2008년 5만5290원에 비해 저렴하다. 밀가루의 가격과도 별반 차이가 없다. 밀가루 40kg의 가격은 3만1400원으로 2005년산 쌀보다 오히려 비싼 수준이다.

 

이처럼 값싼 2005년산 쌀은 해당 제품에 20.4%가 함유됐다. 하지만 대상 측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대섭 팀장은 “고추장에 들어간 쌀이 2005에 수확한 쌀이긴 하지만 도정은 2010년에 했기 때문에 품질에는 이상이 없다”며 “쌀의 품질을 결정짓는 것은 도정을 언제 했느냐다”라고 해명했다.

 

정 팀장은 또 “고추장은 발효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묵은 쌀로 만들었다고 해서 품질에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재고 쌀을 가공식품에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에 재고 쌀을 사용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해 20만 톤 가량의 재고 쌀이 발생하는데 굳이 5년이나 지난 쌀을 선택한 이유가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 팀장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면서 “작년 쌀을 사용하고 원가가 올라간 만큼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해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식품업계의 시각은 달랐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가공식품에 썼다고 하더라도 5년이나 지난 묵은 쌀은 품질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묵은쌀 고추장이란 사실을 뒤늦게 안 소비자들 역시 찜찜하긴 마찬가지다.

 

한 주부는 “아무래도 밀가루보다는 쌀이 건강에 좋다고 알고 있어 가격은 좀 비싸더라도 청정원 고추장을 구입했는데 배신당한 기분”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초등학교에서 영양교사로 재직 중인 교사는 “아이들에게 먹일 음식에 넣는 고추장이라 단가가 두 배 가까이 비싸도 쌀 고추장을 사용했다”며 “수입밀가루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5년 된 묵은 쌀로 만든 고추장이란 걸 알고 나니 아이들에게 미안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반응에 대해 대상 측은 별다른 대응방안을 찾지 않고 있다. 정 팀장은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차차 생각할 것”이라며 더 이상의 답변을 회피했다.

 

한편 대상에서 판매하는 쌀로 만든 제품은 고추장 외에도 죽 제품, 스프 제품, 카레 제품 등이 있다.


김봄내 kb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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