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10대 건설사, 올해 분양 62% 달성…‘통곡의 계곡’ 시선에 “계획일 뿐” 선긋기
[이지 돋보기] 10대 건설사, 올해 분양 62% 달성…‘통곡의 계곡’ 시선에 “계획일 뿐” 선긋기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12.23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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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국내 10대 건설사(시공능력평기준)가 연초 계획했던 분양 목표를 다 채우지 못하고 올해를 마감한다.

10대 건설사의 평균 분양 실적은 60% 수준이다. 포스코건설이 달성률 77%로, 수위에 올랐다. 반면 삼성물산은 40.1%에 그치며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건설사의 저조한 분양 실적은 분양가상한제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이라는 게 중론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1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확대 적용하면서 부동산 시장을 압박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고분양가를 막기 위해 분양가를 통제하면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 움츠러들었다.

증권가에서는 건설사들의 분양이 쪼그라들면서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대다수 건설사는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분양을 계획대로 달성하지 못한 것은 과거에 비췄을 때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는 것. 또 내년 공급으로 이어져 사업의 연속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23일 이지경제가 10대 건설사의 2019년 분양 실적(11월말 기준)을 분석한 결과, 이들 건설사는 분양 목표 물량 총 18만4575가구 중 실제로 분양된 가구는 62.2%에 해당하는 11만4752가구에 그쳤다.

건설사별로 살펴보면 ▲포스코건설은 2만6238가구 중 77%인 2만291가구를 공급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9963가구 중 74.6%에 해당하는 7442가구를 분양했다.

올해 10위권에 진입한 ▲호반건설은 계획 물량 4891가구 중 71%인 3502가구를 선보였다. ▲대우건설은 2만5707가구 중 68%에 해당하는 1만7500가구를 분양했다.

▲GS건설은 2만8837가구 중 1만7996가구를 공급해 약 62.4%를 채웠다. ▲대림산업은 2만6268가구 중 1만6362가구를 공급해 약 62.2%를 달성한 상황이다. ▲롯데건설은 2만835가구 중 60%인 1만2542세대를 내놨다. ▲현대건설은 1만6246가구 중 53.3%인 8653가구를, ▲HDC현대산업개발은 1만5888가구 중 41.3%인 6569가구만 분양했다. ▲삼성물산은 계획한 9702가구 중 40.1%인 3895가구를 공급하는 데 그쳤다.

건설사들이 계획된 물량을 달성하지 못한 이유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 영향이다.

정부는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하자 HUG의 분양가 통제 등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옥죄기 시작했다. 실제 대우건설의 광명 푸르지오 센트베르는 당초 이달 분양을 준비했지만 분양가 협의에 이르지 못해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또 11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면서 방점을 찍었다.

이에 정비업계와 건설사는 정부가 내놓은 대책의 강도 및 시기 등 눈치 보기에 급급하며 분양 일정을 조정했고 상당수가 내년 이후로 미뤄진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둔촌주공’, ’브라이튼여의도’ 등의 분양 일정이 재조정되면서 내년으로 연기됐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는 다른 해와 비교했을 때 특히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가득했다”면서 “시장 상황에 맞게 분양 일정을 조정했지만 또 다른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었다”고 전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13일 청주가경아이파크 4단지를 분양했다(왼쪽). 사진=HDC현대산업개발, 뉴시스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13일 청주가경아이파크 4단지를 분양했다(왼쪽). 사진=HDC현대산업개발, 픽사베이

불확실성

주택 사업의 경우 지난 몇 년간 건설사들의 주된 먹거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고강도 규제 직격탄을 맞으면서 악화된 분양 실적으로 인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분양이 이뤄져야 공사가 시작되고 이후 진행 과정에 따라 주택 매출도 영향을 받는다. 즉, 연초 계획했던 분양을 채우지 못하면 예상했던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이유로 건설사들의 분양이 축소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분양가상한제로 당분간 분양공급 축소 및 건설사 실적 하락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달성하지 못한 분양 실적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건설사 대부분은 연초에 공급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맞게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정책 등 대내외적인 문제들이 겹치면서 일정이 밀리는 것은 올해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연초 제시한 분양 가구 수는 목표가 아니라 계획이었을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건설업계에서는 연초 계획한 물량 대비 60~70%정도만 분양이 이뤄져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한다. 그 이상이면 분양 실적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본다는 것이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연초에 내놓은 공급은 목표가 아닌 계획 혹은 예상에 불과한 숫자놀음이다”라며 “사업은 달력처럼 한 달 혹은 일 년 단위로 나누는 게 아니며 올해 공급되지 않는다고 해서 사업장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물량을 예정한 대로 소화하지 못한 것은 대내외적인 문제들이 겹쳐 관련 시장이 불안했기 때문”이라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분양 물량이 쏟아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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