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신한은행은 라임자산운용이 신탁계약을 위반하고 자의로 자산을 운용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키로 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라임자산운용이 환매 연기 가능성을 통보한 크레티드인슈어런스(CI) 무역금융펀드 운용과 관련해 라임자산이 신탁계약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신한은행이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CI 무역금융펀드는 2700억원 수준이다. 이 중 라임자산은 650~700억원 가량을 환매가 중단된 다른 라임운용 펀드에 재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CI 무역금융펀드는 신용보험에 가입된 무역거래 매출채권에 투자하기로 한 펀드다. 위험등급은 3등급으로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다. 만기는 1년으로 지난해 4∼8월 시리즈로 13개가 순차적으로 설정됐다. 따라서 오는 4월부터 만기가 돌아온다.
그러나 라임 측은 지난해 9월 이 펀드의 자금 일부를 상품제안서에 나온 대상이 아닌 '플루토FI D-1(사모사채 펀드)와 '플루토 TF-1호(무역금융 펀드)'에 투자했다. 당시 이 두 펀드는 유동성 위기를 겪다가 지난해 10월 환매가 중단된 상태다.
신탁계약서에는 '주된 투자대상 자산을 변경할 때 투자금액의 절반 이상을 가진 투자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라임자산은 상품제안서와 다르게 자금을 자의로 운영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라임 측에 자금 정상화를 요청했다. 지난해 10월 라임 측이 두 차례에 걸쳐 환매 연기를 선언했을 당시 CI 무역금융펀드 자금 중 일부가 해당 펀드에 투자된 사실을 파악하고 라임자산에 정상화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라임자산은 특별한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가 이달 6일 "자산 유동화가 안 될 경우 환매가 연기가 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신한은행은 라임자산이 자본시장법상 '선량한 관리자 의무 및 충실의무(제79조)'와 '불건전 영업행위의 금지(제85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사모사채에 투자된 자금과 관련해 해당 채권의 발행사와 조기 상환이 가능한지를 협의하고 있다"면서 "고객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