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평택의 망부가 “아파트값 들썩이는데 우리는?”…미분양‧개발호재↓, 전망 부정적
[이지 돋보기] 평택의 망부가 “아파트값 들썩이는데 우리는?”…미분양‧개발호재↓, 전망 부정적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3.1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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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경기권 주요 도시의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 단 예외는 있다. 평택이 대표적이다.

경기 수원과 의왕, 용인 등은 지난해 발표된 12.16 부동산대책의 풍선효과로 아파트 값이 급등하고 있다. 인천, 구리 등도 ‘키 맞추기’ 현상으로 집값이 상승세다.

반면 평택은 안성 등과 함께 경기권 비규제 지역으로 꼽히는 등 잠재적인 투자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분위기는 싸늘하다.

이유는 분명하다. 교통과 재개발 등 호재가 없다. 또 공급 물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11일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평택 아파트값은 0.04% 상승했다. 지난 1월말 2주 연속 보합(0.00%)을 기록한 이후 플러스로 전환한 것. 다만 ‘풍선효과’로 들썩이는 수원(1.56%), 용인(0.67%), 인천(0.40%), 구리(0.97%) 등과 비교하면 미미하다.

범위를 넓히면 약 2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평택 아파트값은 지난 2017년 10월 0.05% 상승한 이후 단 한 차례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같은 기간 이같은 하락세를 보인 지역은 인근에 안성이 유일하다.

수원, 용인 등 풍선효과를 톡톡히 보는 지역과 극심한 온도 차다. 수원의 경우 권선구, 팔달구 등을 중심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수원 권선구는 신분당선 연장 등 교통 호재가 있는 금곡, 호매실동이, 팔달구는 재개발 이슈가 있는 매교역과 화서역 인근 중저가 단지, 영통구는 광교 중앙·망포역 역세권 위주로 아파트값이 올랐다.

이밖에도 인천 검단, 구리, 남양주 등에서도 가격 폭등이 일어나고 있다.

평택은 경기 남부에 위치해 서울과의 거리가 멀다. 그만큼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대·광(대구,대전,광주)을 비롯해 울산, 부산 등 주요 지역이 최근 시차를 두고 상승세로 돌아선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서울과의 거리 탓을 하기엔 설득력이 떨어진다.

입지적 단점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교통 개선 등의 개발 호재가 부족하다. 또 과거 공급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미분양의 무덤이 된 영향이 더 크다는 게 중론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수원 권선구의 권선SKVIEW 84㎡형은 2018년 3월 3억5500만원에 거래된 후 올해 2월 5억2500만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반면 평택 서정동롯데캐슬은 같은 평수가 3억3500만원에서 2억8410만원에 거래됐다. 2000만원 차이에서 불과 2년 만에 두 배 가까이 격차가 벌어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평택의 경우 경기도 내 도시 중 서울 중심부와 거리가 가장 먼 곳 중 하나여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라며 “서정역, 지제역 등으로 교통 개선 효과가 있었지만 워낙 많은 물량이 쏟아져 미분양이 적체되면서 소외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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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

평택은 2017년경만 해도 고덕신도시를 중심으로 떠오르는 부동산 시장으로 주목받았다. 또 서울 근교 수도권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해 장기적으로 투자가치가 풍부하다는 잠재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더욱이 삼성전자가 고덕신도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라인을 조성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일대는 아파트값 상승의 희망이 커졌다. 삼성전자가 들어서면서 유입되는 직장인들의 수요가 자연스럽게 집값 상승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실제 당시 분양한 고덕국제신도시 제일풍경채 센트럴은 84.09대 1로 1순위 청약이 마감됐고 ▲평택 고덕파라곤 49.39대 1 ▲평택 고덕 신안인스빌 시그니처 30.87대 1 ▲고덕신도시 자연&자이 28.77대 1 등이 좋은 성적으로 1순위 청약 마감에 성공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고덕을 제외하면 평택 구도심 내 입지, 교육, 생활인프라 등의 환경이 비교적 풍부하지 못하고 몇몇 굵직한 개발 사업 등이 지체되면서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상실했다.

또 삼성전자 등의 직장인 유입도 기대에 크게 못 미쳤고 SRT 지제역 등 개선된 교통환경에 따른 실수요자 위주의 물량 소화도 이뤄지지 못했다.

평택 소재 A공인중개사는 “삼성, LG 등이 들어와도 자동화 시스템 등이 잘 갖춰져 기대만큼 인구 유입되지 않아 미분양이 넘쳤고 대학교 등이 들어서는 브레인시티 조성사업도 지지부진하는 등 개발 호재가 없어 집값 상승 여력이 부족했다”며 “고덕은 신도시이기 때문에 그나마 낫지만 구도심은 집값이 계속 떨어지는 악재가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2.20 부동산대책 발표로 제2의 풍선효과를 누릴 비규제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

정부가 대출, 청약, 전매 등을 옥죄면서 투자자, 실수요자 등이 비규제지역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평택이 마지막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투자자들이 수원, 용인 등 집값이 급등해 조정대상지역이 된 곳을 벗어나 평택 등 경기 남부권으로 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마저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으면 집값 상승은 언감생심이라는 것. 향후 쏟아질 공급 물량까지 고려하면 더 부정적이다.

실제 평택의 미분양 물량은 2018년 1월 779호, 2019년 1월 843호, 올해 1월 748호로 큰 차이가 없다. 이에 평택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이달 1일 공고한 제42차 미분양관리지역에 포함됐다. 반면 2018년에 미분양이 많아 고민이었던 남양주(1689호→521호→216호), 용인(1080호→349호→53호), 화성(896호→375호→135호)은 같은 기간 상당 부분을 털어냈다.

함 랩장은 “평택은 과잉공급 이후 최근 미분양 물량을 조금 털어낸 모습이지만 비슷한 문제를 보였던 화성 등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다”면서 “올해는 물론이고 내후년까지 신축 아파트 대량 공급이 예상돼 당분간 상승 탄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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