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이성수 기자] KT가 비씨카드를 인수했다. 통신사와 카드사의 결합으로 모바일 결제시장의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KT는 10일 서울 서초동 KT 올레캠퍼스에서 이사회를 열고 우리은행이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 중 20%와 신한카드가 보유한 지분 중 13.85%를 인수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KT는 이미 인수한 씨티은행의 비씨카드 지분 1.98%를 합쳐 35.83%를 확보, 비씨카드의 최대주주가 됐다.
KT가 비씨카드 경영권을 확보함에 따라 자체 통신망과 비씨카드의 은행 네트워크를 결합할 수 있어 모바일 결제시장의 판도 변화가 전망된다.
현재 비씨카드는 회원사인 은행들이 직접 카드를 발급하고 전표매입 등 프로세싱 업무는 밴(VAN)사에 맡긴 채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데 KT가 폭넓은 자체 통신망을 통해 업무를 대신하면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비씨카드의 각 회원사가 모바일 카드를 발급하고자 할 때 개별적으로 통신사와 협의할 필요없이 비씨카드를 통해 일괄적으로 모바일카드 발급을 추진할 수도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지금은 하나은행과 SK텔레콤이 결합한 하나SK카드가 모바일카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향후 KT의 비씨카드 인수로 모바일카드 시장에 또 다른 강자가 출현해 시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카드사들이 모바일카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있어 이른 시일 내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에는 모바일 카드가 향후 대세가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지만, 본격적인 투자를 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판단 아래 관망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아직 모바일 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지 않기 때문.
플라스틱 카드를 사용하는 데 큰 불편이 없는데다 오히려 소비자들은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할인 혜택 등에 더 관심이 많다. KT가 비씨카드와 결합해 직접 모바일카드를 발급하는 상황도 예상해 볼 수 있지만, 아직 KT는 카드발급업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KT가) 모바일카드의 프로세싱 사업 등 금융과 통신이 결합한 컨버전스 사업을 영위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직접 카드를 발급할 생각이 있는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성수 lss@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