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KAI·한화·S&T 등 방산업계, 과도한 징벌적 제재 완화 ‘요구’…당국 “제도 개선 中”
[이지 돋보기] KAI·한화·S&T 등 방산업계, 과도한 징벌적 제재 완화 ‘요구’…당국 “제도 개선 中”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0.03.30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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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픽사베이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픽사베이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디펜스, S&T모티브 등 방산업계가 정부의 징벌적 제재가 과도하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정부가 방산산업의 특수성(독점적 지위)을 역으로 이용한다는 것.

국방 획득사업의 경우, 정부가 사업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에 개발비 분담을 요구한다는 설명이다. 또 방산업체의 경영상 ▲실수 및 착오 ▲무기체계 개발 과정에서 불가피한 성능 부족 ▲결함 등을 빌미로 방산기업의 비리로 몰아가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관련업계는 정부의 징벌적 제재 조치가 과도하다면서 제제 완화 및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역시 이같은 주장에 대해 수긍하는 눈치다. 징벌적 제재의 과도함을 인지하고, 제재 완화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3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징벌적 제재는 정부 발주 사업에서 입찰 또는 계약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업체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다. 징벌적 제재는 ▲업체 개발비 분담 ▲부정당업자 제재 ▲지체상금 등 3개 부문이다.

방위산업기업이 징벌적 제재를 받을 경우, 최소 2개월부터 최대 2년까지 국가기관이 발주하는 사업의 입찰 자격이 제한된다. 또 관련 법령에 따라 합산 부당이득금이 10억원을 초과할 경우 2년 입찰 제한 조치를 받는다.

방산업계는 이같은 징벌적 제재가 과하다는 입장이다. 통상적으로 국방 획득사업의 경우, 정부가 사업비용을 전액 지급한다. 그러나 방사청은 2012년 ‘무기체계 연구개발의 투자주체 선정 등에 관한 지침’을 제정하면서 참여 업체의 도덕적 해이를 이유로 개발비 분담을 의무화 시켰다.

한국항공우주산업에 따르면 T-50 고등훈련기를 비롯해 KF-X, 수리온 헬기의 개발 분담비를 납부했다. 기종별 분담금을 살펴보면 ▲T-50 6000억원(30%) ▲수리온 2400억원(20%) ▲KF-X 1조5000억원(20%)이다.

한화디펜스는 2016년 협력업체의 착오로 인한 부당이익금 1400만원을 챙겼다는 이유로 징벌적 제재 가운데 부정당업자 제재 부문에서 474억원의 이윤 감액 처분을 받았다. 이후 2018년 12월 방사청에 대한 제재 취소 행정소송을 거치며 단순 착오라는 판결을 받고 승소했다.

아울러 소구경 방산제품을 생산하는 S&T모티브는 560억원 규모의 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지체상금(정당한 사유 없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부담하는 경제적 부담금)은 1000억원을 웃돈다. 이에 S&T모티브는 정부의 설계 변경에 따른 납품 지연이기 때문에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방사청을 상대로 지체상금에 대한 소송을 제기해 2019년 8월 승소했다.

익명을 원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정책 또는 지침에 따른 납품 지연, 방위산업체가 관리 및 감독할 수 없는 사항 등에 대해서는 지체상금을 면해준다”며 “반면 고의 또는 과실 여부, 단순 행정 착오를 구분하는 규정이 없다. 부정당업자 제재를 명확히 나타낼 수 있는 근거 조항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개선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방산업계는 미국과 유럽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징벌적 제재 완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무기체계 개발 과정에서 비용 상승, 성능 부족, 결함 등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 나타나면 업체에 책임을 묻기보다 지체상금 면제 등 극복의 기회를 준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의 F-35 전투기 개발 과정에서 계획 시점보다 6년 지연되고 사업비용이 늘었지만 첨단기술을 고려해 지체상금을 면제해줬다.

익명을 원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업체 개발비 분담 제도를 폐지하거나, 지체상금 및 부정당 제재 완화, 성실수행제도 확대 등을 통해 방산사업의 선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당국 역시 업계의 이같은 주장에 공감하는 눈치다.

윤창문 방위사업청 방위사업정책과장은 “그간 부정당업자의 제재는 방위력 개선 사업을 위한 계약을 일반 상용품 구매와 동일하게 국가계약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이라면서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입찰 시 감점 기준을 완화하고 TF를 구성해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부당이득금 및 가산금 환수 제제는 타 산업과 비교해 금액이 낮다고 판단해 제재 완화를 제한하고 있으며, 입찰 참가 자격 제한, 형사처벌 등도 완화를 제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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