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건설사 플랜트 직원, 근속연수 9.3년 불과…들쭉날쭉 사업에 구조조정 칼바람 대상
[이지 돋보기] 건설사 플랜트 직원, 근속연수 9.3년 불과…들쭉날쭉 사업에 구조조정 칼바람 대상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4.1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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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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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건설사 플랜트사업부문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9.3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랜트부문은 건축·토목 등과 달리 사업 연속성이 떨어진다. 특히 대부분 해외 수주에 의존하는 탓에 유가 영향 등을 받아 사업이 끊기면 구조조정 대상이 되기 쉽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플랜트부문 직원은 건축 및 토목 등과 달리 부서 이동이 비교적 제한적이다. 이에 실직과 이직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이다.

17일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12개 대형 건설사(2019년 시공능력평가 순위)의 사업보고서 중 플랜트사업부문 근속연수 확인이 가능한 8개(현대·대림·GS·대우·포스코·롯데·SK·한화) 건설사를 조사한 결과, 플랜트 직원의 근속연수가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8개 건설사 플랜트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가 9.3년이다. 조사 대상 건설사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가 12.2년인 것과 비교하면 3년 가까이 짧은 수준이다.

플랜트부문 직원을 성별로 나눠 근속연수를 살펴보면 남성 평균 10.8년, 여성 7.7년이다. 여성의 경우, 건설사 평균 근속연수보다 5년 가까이 짧다.

여성의 근속연수가 유난히 짧은 것은 근무 환경 때문이다. 플랜트는 사업 특성상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오지가 대부분이어서 이들이 버티기 더 어려운 조건이다.

건설사별로 살펴보면 플랜트사업부문 직원 근속연수가 가장 긴 곳은 대우건설로 12.6년(남성 기준)이다. 여성은 9.9년이다.

가장 짧은 곳은 롯데건설로 8.6년이다. 롯데건설 플랜트부문 여성의 경우는 3.5년에 불과했다.

이밖에 ▲현대건설 남성 11.1년/ 여성 6.6년 ▲대림산업 남성 12.4년/ 여성 9.4년 ▲GS건설 남성 12.3년/ 여성 10.1년 ▲포스코건설 남성 10.7년/ 여성 6.8년 ▲SK건설 남성 9.3년/ 여성 7.5년 ▲한화건설 남성 9.6년/ 여성 8.3년 등이다.

반면 건축 및 토목 등의 직원 평균 근속연수를 살펴보면 남성 기준으로 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 등은 15년 이상이다. 플랜트부문과 상당한 격차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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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원

플랜트는 석유화학플랜트와 각종 산업설비 분야, 원자력사업 등으로 구분되는데 주로 국내보다는 중동, 동남아시아 등 해외 수주 의존도가 높다.

특히 국제유가와 석유 소비량, 세계 각국의 에너지 정책 및 투자 계획 등 세계적인 경기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때문에 경기 상승 시에는 투자가 확대되지만 반대의 경우 축소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 국내 주요 건설사는 2017~2018년 해외 플랜트 사업이 보릿고개에 접어들자 해당 분야 대상의 대규모 인원 감축에 들어갔다.

대우건설은 2018년 말 기준 전년 대비 447명의 인원이 줄었는데 이중 플랜트부문에서 가장 많은 258명이 감소했다. 대림산업도 같은 기간 줄어든 525명 중 365명이 플랜트 인원이었다. 현대건설도 279명에서 146명이 플랜트 직원이었다. 이밖에 GS건설과 SK건설도 플랜트 분야에서 대규모 감원이 이뤄졌다.

플랜트 인력은 사업 특성상 회사 내에서 부서를 옮기기도 쉽지 않다는 전언이다.

토목과 건축의 경우에는 다양한 부서로 이동이 원활하다. 예컨대 건축 사업의 직원은 토목 분야에서 필요한 사무소 등을 건설하는데 필요한 인력에 포함될 수 있다. 반면 플랜트 사업의 경우 비교적 제한적이라는 것. 유휴 인력이 나오더라도 부서를 바꾸는 것보다 감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더욱이 향후 플랜트 수주가 활발해질 경우에는 신입이나 경력직을 채용해 부족한 인원을 채우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다는 것도 플랜트 인원 구조조정이 한결 수월하게 되는 이유다.

반면 주택이나 토목의 경우에는 국내와 해외에서 사업의 균형을 유지하며 연속성이 꾸준하다. 플랜트 직원과 달리 감원이 쉽지 않은 배경이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이나 토목의 경우 사업의 지속성이 있는 반면 플랜트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대형 프로젝트가 끝난 뒤 추후 플랜트 사업이 없으면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플랜트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뛰어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플랜트 사업이 위축돼 플랜트 부문 직원이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러시아와 중동의 치킨게임에 따른 저유가로 인해 플랜트 사업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발전소를 예를 들면 설비 제작업체에서 수익성이 크고 건설사는 시공하고 조금의 이익을 가져가는데 이마저도 문제가 생기면 돈을 뱉어내야 한다고 들었다”면서 “대외환경 악화로 수주가 줄어드는 상황까지 겹치면 건설사 플랜트 직원 구조조정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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