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돈 되는 사업에 몰린다"...대출성 사업 비중 확대
카드사, "돈 되는 사업에 몰린다"...대출성 사업 비중 확대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3.08.14 06: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체율 상승, 대손 불확실성 등으로 현금서비스·리볼빙으로 무게중심 이동
수수료 압박 등 직면한 카드업계 "리스크 관리로 수익성 악화 방어" 고민
사진=언스플래시
사진=언스플래시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의 리볼빙 영업 경쟁에 여러번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지만 카드사들의 '리볼빙 장사'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리볼빙 고객 중 35% 이상이 18%~20%대 초고금리가 적용되는 취약자주로 드러나면서 연체율 증가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9개 카드사의 지난 6월 말 기준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373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볼링 잔액 기준으로 보면 신한카드가 1조56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했다. 이어 KB국민카드가 1조4674억원으로 16.5% 늘었고 삼성카드는 1조3318억원으로 21.3% 증가했다. 롯데카드는 1조529억원으로 23.3% 늘었고 NH농협카드의 리볼링 잔액은 103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0.6%나 늘었다. 유일하게 현대카드만 9523억원으로 18.3% 감소했다.

카드사들은 리볼빙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들은 201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리볼빙 홍보와 판촉비로 120억원을 지출했다.

문제는 높은 수수료(이자)율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카드사들의 수수료율은 15.52~17.88% 사이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신평점수 300점 이하 차주의 경우 19.52%까지 적용받는다. 이는 현 법정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하는 수치다. 

리볼빙 서비스는 카드 소비자가 연체를 방지할 때 이용하는 서비스로 일정 비율의 카드 대금을 내면 나머지 잔액은 연체 없이 이월돼 나중에 갚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연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월된 금액에 대해 높은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연체를 피하다 외려 이자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실제 올해 6월말 기준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결제성 리볼빙 이용고객 중 평균 35.8%가 18~20%대 초고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이중 ▲현대카드(45.93%) ▲롯데카드(45.11%) ▲KB국민카드(43.28%) ▲신한카드(41.02%) 등 4개사는 18%~20%가 적용되는 고객 비중이 40%를 상회했다.

여기에 16%~18%가 적용되는 고객 비중이 23.8%라는 점을 고려하면 리볼빙 고객 절반 이상(59.6%)이 16% 이상의 고금리가 적용되는 저신용자인 셈이다.

문제는 고금리의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대다수가 당장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나 취약차주라는 점이다. 연체리스크 역시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6월 말 기준 지주계열 4개 카드사의 평균 연체율은 1.31%로, 전년 동기 대비 0.49%p 상승했다. 이 가운데 하나카드의 경우 연체율이 1년새 0.69%p나 악화됐다.

반면 NPL커버리지비율(부실채권 잔액 대비 충당금설정액)은 평균 245%로 전년 동기 대비 181.1%p나 급감했다. 상반기 대손비용(1조1377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59.7%나 급증했지만, 연체율이 증가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 보니 손실흡수능력이 악화된 것이다. 

다중채무자 증가로 연체리스크 '빨간불'...간편결제 수수료 증가도 '부담'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다는 점도 연체 리스크를 커지게 하는 요인이다. 한국신용평가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3건 이상 다중채무자의 대출성 리볼빙 이월잔액 비중은 65.4%에 달했다. 연체율의 경우 3.18%로 나타났다.

이처럼 리볼빙 서비스를 둘러싼 리스크가 커지면서 카드사 건전성에도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가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대출문턱이 높아지면서 접근성이 좋은 리볼빙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해 연체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같은 카드업계의 불확실성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벌어진 새마을금고 사태 등으로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소비심리까지 위축되면서 신용판매 매출 증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또한 애플페이 도입으로 간편결제사들이 마케팅에 열을 올리며 이들 간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간편결제사를 통한 결제가 늘어날 수록 카드사들은 추가적으로 물어야 할 수수료가 늘어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수익면에선 손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계속된 수수료 리스크로 인해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는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새 수익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조달비용과 연체율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하반기도 보수적인 전략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관련기사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