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高금리에 묶인 카드업계…"외화채 차입 허용" 요구
'여전채' 高금리에 묶인 카드업계…"외화채 차입 허용" 요구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3.09.1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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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여전채 금리 작년과 비교하면 약 2배 높아
조달금리 인상되면 카드사 경영 부담 그만큼 늘어
상반기 이자 부담 1조8401억원…전년비 54% 증가
사진=한화투자증권
자료=한화투자증권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카드사 실적이 연일 악화하는 가운데 카드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나날이 치솟고 있다. 카드업계는 이의 해결을 위해 외화채 차입의 단계적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4~5월 3% 후반대를 보이던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6월 이후 지속적으로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6월 4.116%에 형성됐던 여전채 금리는 ▲7월 4.150% ▲8월 4.399% ▲9월 4.438% 등으로 오른 상태다. 지난달 22일에는 4.508%을 기록하며 지난 1월2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은 여전채 금리는 올해 연저점(3월, 3.804%)과 비교하면 0.6~0.7%포인트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3%대에 여전채를 발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높다.

문제는 조달금리 인상이 카드사들의 경영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카드사들의 경우 예금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자기자본과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며, 이 중 60~70%는 여전채로 채운다. 이에 여전채 금리 상승은 단기적으로는 이자비 부담 확대, 장기적으로는 카드론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자비 부담은 이미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들의 이자비용 총합은 1조8401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1조1922억원) 대비 54.34% 많은 수치다.

조달자금 부담은 하반기에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6월 이후 여전채 금리가 오르고 있고 이는 올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서다. 올해 하반기에만 새마을금고 사태, GS건설 부실 등의 문제가 여전채 시장을 흔들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은 여전히 부실 뇌관으로 남아 있는 상태다.

이에 카드사들은 장·단기 카드론 금리 인상을 통해 조달자금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같은 행보는 취약차주 부실화, 다중채무 및 중저신용차주 유입 증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카드사들이 쥐어야 할 부담이 적지 않다.

실제 카드업계의 대출 금리 상향은 연체율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드사들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15~18%대를 기록한 바 있으며, 이에 지난 6월말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1.58%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말보다 0.38% 높은 수치다.

지난달 29일 한화투자증권은 카드사에 대한 건전성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카드사를 주요 대출기관으로 이용하는 다중채무자의 채무조정건수가 증가했다는 이유에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채무조정 건수는 9만1981건으로 지난해 전체 신청자 13만8202건의 70%에 육박하는 수치를 보였다. 

채무조정대상자 현황을 살펴보면 다중채무자가 대부분이고 39.2%가 신용카드사를 주 대출기관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시중은행 13.1%, 캐피탈사 6.4%로 집계됐다. 채무 변제기간은 올해 상반기 100.5개월로 지난해 말 94.1개월 대비 6.4개월 증가했다.

안소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여신전문금융사의 가계신용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2분기 가계신용 규모를 확인하면 여전히 높다"며 "고금리가 유지되고 경기 상황이 회복되지 못한 시점에서 가계 신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차주의 상환 여력이 악화됐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해외채권 차입의 신규 발행을 허용해 조달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5년 정부가 카드사의 외화 차입을 제한하는 행정 조치를 종료했지만 여전히 신규 발행에 한해서는 기재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며 "신규 조달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기재부 승인 사항인 관계로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채권을 통해 조달되는 달러는 금리와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며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쉬운 상황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업계와 협의해 나가야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