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6연속 '동결'에 무게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6연속 '동결'에 무게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3.10.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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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전문가 '매파적 동결' 전망 우세
경기 위축 및 치솟는 가계부채 우려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0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현 3.5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6번째 연속 동결을 눈앞에 뒀다.

2%포인트(p)에 이르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매달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가계부채 등은 금리 인상 요인이다. 여기에 중동 화약고가 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변수까지 겹쳤다.

이밖에도 중국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에 대한 우려 등도 금리 동결 전망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거론되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예정된 금통위는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에 변화를 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며 "만장일치 동결(3.50%)과 전망을 유지하며 위원들의 금리 전망(전원 3.75% 가능성을 열어두는)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물가와 경제는 대체로 경로가 보이기 시작한다. 가격 상승률은 둔화되겠지만 속도가 느리고 경기는 좋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지만 회복세 역시 유지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금융안정, 그 중에서도 가계부채가 통화정책 운영의 관전 포인트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중동지역의 전쟁이 아직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 않지만 전쟁이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의 상방 압력은 높아질 것"이라면서 "한은은 올 하반기 국제유가 전망을 84달러(브랜트 기준)로 하고 있는 가운데 이 또한 상향 조정되며 물가상향 조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월 가계대출 증가 폭이 계절적 요인 등으로 전월보다 다소 줄어든 점도 동결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전문위원은 "정부의 노력 속에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소 둔화해 통화정책 대응 필요성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 기준금리를 올리면 오히려 가계부채 부실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이 0.0%를 기록하는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실물경제 침체도 맞물려 금리 인상 여력 자체가 제한적이라는 논리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더 인상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면서도 "한국은 미국보다 경기가 나빠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내수 경기가 점차 부진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판단한다"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이르면 내년 3분기 혹은 4분기로 전망했다. 

임재균 연구원은 "대출금리가 지난 4분기 고전 이후 반락하고 부동산가격도 바닥을 확인했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을 가계대출이 증가했다"며 "아직까지는 주담대 위주로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신용대출도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은 금리인하에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한은 총재는 물가는 내년 3% 초반으로 둔화되고 내년 말에는 목표 수준인 2%로 수렴할 거이라고 언급했지만 향후 물가 경로를 고려하면 내년 말 2%로 수렴한다는 전망도 낙관적인 시나리오일 수 있다"며 "KB증권은 한은의 금리인하 시작을 2024년 3분기로 판단하나 4분기 혹은 2025년으로 늦어질 가능성도 열어놓고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당장 기준금리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운 구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조영무 연구위원은 "한국에 영향을 미친다면 정정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 정도일 것"이라며 "주요 수출 시장이 아니고 국제 금융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이번 사태의 배후라는 증거가 나오거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해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커지면 사우디아라비아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동 지역 내 불안 고조에서 더 나아가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직접적 관여가 국제 유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 국제 유가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면서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이 중동 전쟁으로 확산될 경우 유가가 100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가 움직임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봐야 한다"며 "80달러 중반을 넘어설 경우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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