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기획] 상생금융 나서는 금융권 ② 보험
[이지기획] 상생금융 나서는 금융권 ② 보험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3.11.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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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겨냥한 상생금융 압박 보험업계 이어져
다음달 6일, 당국 수장과 보험사 CEO 간담회
사진=금융감독원
사진=금융감독원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코로나19에 이은 경기침체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으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반면 금융권은 급증하는 이자이익을 앞세워 매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이지경제는 은행·보험·카드 등 금융권의 상생금융 방안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상생금융 동참 압박은 은행권에 그치지 않고 금융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가는 분위기다. 보험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료 인하, 실손보험 인상 폭 최소화, 사회공헌기금 마련 등 다양한 방법을 두고 고민하고 있으나 최종적으로는 자동차보험료 인하로 가닥이 잡힐 모양새다.

◆ '손보사표' 상생금융 보따리…車보험료 최대 3% 인하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손해보험사에서 예산, 사업, 사회공헌 등을 담당하는 경영기획 실무진들은 회의를 개최해 상생금융 참여 방법론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거론됐다. 자동차보험은 의무가입 보험인 만큼 가입자만 무려 2400만명에 이른다. '빅5'라고 불리는 대형 손해보험 5개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의 올해 10월까지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 평균은 78.6%로 전년 동기(79.8%) 대비 1.2%포인트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사업운영비를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대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인하율을 두고 당국과 업계의 입장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은 연간 21조원 규모로 보험료를 1% 내릴 시 손해보험업계는 1000억원 정도의 금액을 잃게 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인당 평균 자동차보험료는 72만200원이다. 인하율을 3%로 가정할 경우 자동차보험 가입자는 평균 2만1660원의 보험료를 할인받게 된다. 2400만명에게 가장 확실히 어필할 수 있는 상생금융 수단이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2월6일 보험사 CEO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간담회에서 중점적으로 논의할 내용은 보험사들의 상생금융방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종노릇', '갑질' 등 은행권을 겨냥해 강도 높은 발언을 한 이후 금융당국은 은행을 시작으로 보험사와 카드사 등에 상생금융방안 마련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외에도 회의에서는 실손보험 인상 폭 최소화, 사회공헌기금 마련 등의 제안이 나왔으나 아직은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미팅에서 "윤 대통령이 은행권을 겨냥해 강도 높은 발언을 한 이후 금융사 전반적으로 상생금융 방안 마련에 대해 강하게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방법론이나 예산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의 중이고 확정된 바가 없어 마지막까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 보험업계 "상생금융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 제기"

업계에서는 상생금융이 누구를, 무엇을 위한 일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너무 광범위한 지원을 강요하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미팅에서 "올해 손해율이 양호했어도 물가 상승에 따라 보험료 원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내년 실적을 예상할 수 없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보험료가 예상치보다 크게 낮아지면 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난감한 수순"이라고 답했다.

현재 자동차보험은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상위 4개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점유율이 86% 정도다.

실손보험 인상률은 더욱 예민한 문제다. 현재 3세대 실손보험은 손해율이 개선되고 있는 1~2세대 실손과는 달리 회사에 따라 최대 160%까지 손해율이 치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손해율을 고려했을 때 실손보험 인상률은 최소 10% 이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역시도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손보험 보험료 조정은 특히 큰 액수가 움직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다소 예민한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다른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료 인하율이 2%가 넘어야 한다는 당국의 압박으로 예상했던 인하율보다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현재 전반적으로 경제가 어려운데 지금과 같은 시기에 보험사들이 해당 압박으로 짐을 지게 된다면 뭐가 이익일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6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만약 국민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보험회사들이 서민들의 짐을 나눠 지게 된다면 보험산업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더욱 두터워지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또한 공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등 보험사 CEO 40여명과 협회장, 보험개발원장, 보험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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