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놀음판 된 대우조선해양
정치권 놀음판 된 대우조선해양
  • 윤병효 기자
  • 승인 2015.04.0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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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에 전 국회의원 2명, 의원보좌관 출신 1명 선임

대우조선해양이 권력자들의 놀음판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31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에 김열중 전 한국산업은행 재무부문장, 사외이사에 이종구 17·18대 국회의원, 조전혁 18대 국회의원, 이영배 전 유정복 장관 정책보좌관, 정원종 전 부산은행 부행장,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를 선임했다.

사실상 새 이사진들이 최대주주사 퇴직자나 정치권 인사들로 꾸려지면서 회사가 권력자들의 놀음판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내이사로 선임된 김열중 씨는 1981년 산업은행에 입사해 지난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행장까지 엮임하고 퇴임한 인물이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에서도 재무책임 역을 맡는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측은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가 아직 부실하기 때문에 김열중 씨를 적임자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6조7900억원, 영업이익 4700억원의 견실한 실적을 거뒀지만 단기부채 10조7000억원을 포함해 총 부채가 15조5300억원에 이르고 부채율도 330% 가량으로 높아 재무관리가 필요하긴 하다.

하지만 그 적임자가 하필 산업은행 퇴직자냐는 측면에서 제 식구 챙기기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2000년 대우조선해양의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지분 31.5%를 보유한 최대주주사가 됐다. 산업은행의 지분 보유 목적은 대우조선해양이 정상화 될 때까지 후견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그 핑계로 대우조선해양의 부사장 자리에 대대로 자기네 퇴직자들을 앉히고 있다. 전 김갑중 부사장도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다.

사외이사는 더 가관이다. 전 국회의원을 포함해 정치권 인사를 3명이나 선임한 것은 저질 낙하산 인사의 끝판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이종구 17,18대 국회의원

이종구 전 의원은 부산 출생으로, 1975년 행시에 합격해 국세청, 재무부, 재정경제원, 금융감독원, 청와대 등 주요 기관을 두루 거쳤다. 2004년과 2008년 서울 강남갑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으며 한나라당 내에서 공천심사위원, 정책위부의장 등을 엮임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김앤장의 고문을 맡고 있다.

▲ 조전혁 18대 국회의원

조전혁 전 의원은 광주 출생으로 2007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2008년 17대 대통령직 인수위 자문위원, 2008년 인천남동을 18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뉴라이트에서 정책위원을 맡은 경력이 있는 그는 2010년 4월 불법으로 전교조 명단을 공개했다가 대법원에서 전교조합원에게 1인당 10만원씩 총 3억4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2014년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지난 3월 11일 새누리당 인천남동을 당협위원장에 임명됐다. 한전 사외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 이영배 전 농림수산식품부 기획실장

이영배 씨는 유정복 현 인천시장이 국회의원을 하던 시절부터 보좌관으로 활동해 온 인물이다. 2010년 18대 국회의원이던 유 시장이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임명될 때 장관정책보좌관으로 따라간 뒤 2011년 기획관리실장으로 승진해 최근까지 농림부에서 근무했다.

이 3명의 정치권 인사들이 얼마나 조선산업에 조예가 깊은지는 의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더 큰 문제는 새로운 사장 선임 건이다. 현 고재호 사장은 임기가 만료됐으나 새 사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임시로 기한이 연장된 상태다.

고 사장은 재임을 강력히 원하고 있으나, 결정권을 쥐고 있는 산업은행 측이 정권의 입김을 받아 낙하산 인사를 임명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새 사장 인선 작업이 상당히 어지럽게 진행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낙하산 인사에 강력히 반발하며 전문성을 갖춘 제대로 된 사장 선임과 정치권 개입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최근 성명을 통해 "사장 선임 지연으로 내부 혼란, 생산차질, 선주사와의 신뢰저하 등 날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투명하고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하루속히 후임 사장을 선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낙하산 인사 금지, 조속한 사장 선임 등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지경제=윤병효 기자]
 


윤병효 기자 yb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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