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우의 저주’를 끊으려면
[기자수첩] ‘대우의 저주’를 끊으려면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06.2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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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개혁만이 재앙을 예방한다
   
▲ 곽호성 기자

[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대우조선해양에서 벌어졌던 회계 조작과 산업은행의 부실 관리가 충격을 주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를 보면 이 나라 그 어떤 기업의 장부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여름으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 많은 이들을 덜덜 떨게 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을 생각하면 ‘대우의 저주’가 떠오른다. 대우의 저주는 구(舊) 대우그룹 계열사를 인수한 업체나 기업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현상이다.

대우그룹의 대표적 계열사였던 대우자동차는 GM으로 매각됐다. GM은 2009년 파산위기에 몰려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의 관리로 들어갔지만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을 불안에 잠 못 들게 하는 공포의 기업이 됐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된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한 두산그룹은 과거 한동안 유동성 문제로 애를 먹었다. 대우전자의 주인이 된 동부그룹은 경영난에 빠져 어려움을 겪다가 금융계열사와 동부대우전자 등 일부 제조업 계열사만 유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금호그룹으로 넘어갔다. 금호그룹은 2009년 6월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대우건설을 끌고 가지 못하게 됐고 이에 따라 2010년 12월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가져갔다.

포스코대우는 2010년 10월 포스코그룹의 일원이 됐다. 포스코그룹도 대우의 저주를 피하지 못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내는 등 시련을 겪고 있다.

대우의 저주는 은행에게도 떨어졌다. 제일은행은 대우그룹의 주거래은행이었지만 대우그룹이 무너지면서 외국계은행이 됐다. ‘제일’이란 이름까지 잃어버렸다가 올해 4월 SC제일은행으로 은행 이름이 바뀌면서 옛 이름을 되찾았다. 대우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산업은행도 마찬가지다.

대우의 저주는 사람에게 더 가혹했다. 대우그룹의 계열사였던 경남기업을 인수해 회장 자리에 올랐던 고(故) 성완종 전 의원은 자원외교 비리 수사 와중에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지금까지 살아있지만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불명예를 당하고 있다.

대우의 저주를 혹독하게 받은 기업이나 개인들이 있지만 이 나라 대한민국도 대우의 저주를 받은 것은 마찬가지다. 대우그룹이 무너지면서 대우그룹에 엮인 금융사들은 막대한 공적자금을 받았다. 이 공적자금은 국민들의 혈세다. 대우그룹이 무너진 지 15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대우의 저주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대우의 저주를 끝내는 길은 과감한 개혁뿐이다. 대우의 저주가 발생한 근본 원인은 경제에 대한 정치권력의 간섭이다. 이것을 끊으면 대우의 저주는 사라진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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