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후계자 중 내가 최고
재벌 후계자 중 내가 최고
  • 윤병효 기자
  • 승인 2015.04.07 12:3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영능력에선 신 회장 최고 평가, 승계과정 최고 투명 박 회장

재벌그룹들의 경영권이 창업주의 손자뻘인 3,4세로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어느 후계자가 가장 능력과 성과가 좋은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월 경제개혁연대와 한국방송 시사프로가 국내 학계,업계 경제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과 두산그룹의 박정원 회장이 가장 우수한 후계자로 평가됐다.

신 회장은 조직장악력, 전문성, 후계자 선정 투명성, 승계 이후 발전가능성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박 회장은 승진속도, 경영력 검증, 경영권 승계 평가에서 1위를 받아 전체 2위를 차지했다.

한편 평가 대상은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한진그룹 조원태 부사장,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효성그룹 조현준 사장, 현대그룹 정지이 전무, OCI 이우현 사장, 금호그룹 박세창 부사장, 대림그룹 이해욱 부회장 등 11명으로 선정했다.

◆'형만한 아우 없다' 공식 깬 신 회장
경제전문가들은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을 가장 우수한 후계자로 평가했다.

▲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신 회장은 후계자 선정과정 적절성, 조직 장악력, 충분한 경영수업 및 전문성, 경영권 승계 이후 회사 발전가능성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경영기여도, 독자적 경영판단, 입사시점과 승진속도 적절성, 임원 승진시 경영능력 검증에서 2위, 경영권 승계과정의 투명성에서 3위를 차지해 총 100점 만점 중 45.97점을 받아 평가 대상 11명 중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초 형인 신동주 씨와의 후계자 경쟁에서 이겨 낙점을 받았다.

기존 롯데그룹의 운영은 일본사업은 신동주 씨가, 한국사업은 신동빈 회장이 맡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초 신동주 회장이 지주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및 각 계열사의 이사자리에서 모두 해임되면서 사실상 신동빈 회장이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뒤를 이어 롯데를 이끌게 됐다.

신 회장의 경영능력은 그가 이끌고 있는 한국 롯데의 실적이 일봇 롯데보다 현격하게 많으면서 입증됐다고 볼 수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밝힌 2013년도 실적을 보면 일본 롯데는 매출액 4조780억원, 영업이익 2270억원, 당기순익 16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 롯데는 매출액 55조4190억원, 영업이익 2조9930억원, 당기순익 2조13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 실적이 일본보다 10배 이상 많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의 본업인 식품보다 유통에 더 많은 공을 들였다. 2013년 한국 롯데의 분야별 매출을 보더라도 식품은 5조4100억원에 그친 반면, 유통이 25조32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화학·건설 16조1300억원, 관광·서비스 4조8100억원,금융·투자 3조748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 롯데가 소유한 유통망만 해도 백화점은 직접소유 31개, 해외 8개, 위탁관리 2개 등 총 41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웃렛은 13개, 롯데마트는 114개, 롯데하이마트는 436개, 롯데슈퍼는 400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555미터, 123층 높이의 제2롯데월드몰이 건설 중이고, 모든 유통사업이 들어가는 대형쇼핑타운이 수원과 송도에 건설 중에 있는 등 유통사업은 날로 더 커지고 있다. 이러한 유통망 확장에 따라 건설사업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중이다.

신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둘째 부인 일본인 시게미쓰 하츠코씨와의 사이에서 1955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콜롬비아대학 경영학석사과정(MBA)를 마치고 1981년 노무라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88년 일본 롯데상사에 입사하면서 그룹업무를 처음 맡았고, 19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에 임명되면서 한국업무를 맡기 시작했다. 1996년 한국에 귀화한 뒤 1997년 롯데그룹 부회장에 임명됐다.

◆두산 구원투수로 등극 임박한 박 회장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도 신 회장 못지않은 평가를 받았다.

▲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

박 회장은 입사 시점과 승진속도 적절성, 임원 승진시 경영능력 검증, 경영권 승계과정의 투명성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후계자 선정과정 적절성, 의사결정·전략·비전 등 내외부 소통에서 2위를 받았고, 충분한 경영수업 및 전문성에서 3위, 독자적 경영판단, 고용·복지·노조 등에 대한 합리적 시각, 경영기여도에서 4위를 받아 총점 43.41점으로 전체 2위를 기록했다.

박정원 회장은 고 박승직 창업주의 손자인 박용곤 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고려대 경영학과, 미국 보스턴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1985년 두산산업 입사로 그룹에 입성했다. 1997년 오비맥주 상무를 시작으로 경영진에 합류해 1999년 (주)두산 상사BG 대표이사, 2007년 두산건설 부회장 및 두산 부회장, 2009년 두산건설 대표이사 회장(현) 및 두산베어스 구단주(현), 2012년 (주)두산 회장(현)의 경력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은 현재 (주)두산에서 지주부문 회장을 맡고 있지만 박용만 회장에 이어 차기 그룹회장이 유력하다. 이것은 두산그룹의 독특한 오너 순환체제 때문.

현재 두산은 3세 형제들이 번갈아 가며 그룹 오너를 맡고 있다. 첫째 박용곤 명예회장을 시작으로 이어 둘째 고 박용오 전 회장, 셋째 박용성 회장, 넷째 박용현 연강제단 이사장에 이어 현재는 다섯째 박용만 현 회장이 운영을 맡고 있다. 여섯째 박용욱 회장은 이생그룹을 따로 운영하고 있어 차기 오너 후보에서는 제외되고 있다.

따라서 다음 오너는 4세들 중 첫번째인 박정원 회장이 맡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회장은 지분율 면에서도 박용만 회장의 4.09%보다 많은 6.3%로 최대주주로 등극돼 있다.

이러한 형제 순환 오너 체제는 합리적 경영을 유도함으로써 일부 재벌에서 나오는 오너리스크를 예방하기 때문에 승진속도, 경영능력검증, 승계과정 투명성에서 1위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세계경기 침체로 두산그룹의 실적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경영승계가 빨라 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주)두산의 지난해 실적은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20조4680억원, 영업이익 1조80억원, 당기순익 330억원을 기록해 2년전 대비 매출액은 3조4000억원, 당기순익은 1600억원 감소했다.

두산그룹의 주축인 중공업과 건설사업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글로벌 환경에 맞는 사업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옛말을 잘 따르는 두산의 경영철학에 비춰볼 때 머지않아 4세로의 경영권 이양으로 그룹 재편작업을 추진해 위기 탈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지경제=윤병효 기자]
 


윤병효 기자 ybh@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