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의 ‘배신’…니코틴‧타르 및 1급 발암물질 검출, “일반담배보다 더 해롭다”
전자담배의 ‘배신’…니코틴‧타르 및 1급 발암물질 검출, “일반담배보다 더 해롭다”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06.0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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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열 식품의약품안전처 소비자위해예방국장이 7일 오전 충북 청주 식약처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분석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장열 식품의약품안전처 소비자위해예방국장이 7일 오전 충북 청주 식약처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분석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판매 중인 ‘궐련형 전자담배(가열담배)’가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발암물질을 대거 포함하고 있다는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타르는 일반담배보다 더 높게 검출됐다. 중독성 물질인 니코틴 역시 일반담배와 비슷했다. 그동안 담배업계가 내세웠던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주장이 근거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셈이다. 담배업계는 침묵하고 있고, 흡연자들은 전자담배의 민낯에 충격을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는 국내 판매중인 궐련형전자담배 배출물에 포함된 니코틴, 타르 등 11개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포름알데히드·벤젠 등 인체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7일 밝혔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에 직접 불을 붙여 태우는 일반 궐련담배와 달리 전용기기를 통해 연초를 250~350도 고열로 가열해 배출물을 흡입하는 담배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제품에는 필립모리스(PM)의 '아이코스',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의 '글로', KT&G의 '릴‘ 등 세 종류가 있다.

식약처는 일반담배의 국제공인분석법인 ISO법과 HC법을 궐련형 전자담배에 적용해 분석했다. ISO법은 담배필터의 천공 부위를 개방해 분석하는 방법이다. 일반담배의 니코틴, 타르 함유량 표시에 적용하는 분석법이다. HC법은 실제 흡연자의 흡연습관을 고려해 천공부위를 막고 분석하며 ISO법 보다 더 많은 담배 배출물이 체내에 들어간다고 가정한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3개 회사의 제품 중 한 개 모델씩을 선정해서 1개비를 피울 때 발생하는 배출물에 포함된 유해성분 중 11개 성분의 함유량을 분석한 결과, 아이코스‧글로‧릴 순으로 니코틴 평균 함유량은 각각 0.1㎎, 0.3㎎, 0.5㎎(ISO법) 검출됐다. 일반담배의 경우 시중에 많이 유통되는 상위 100개 제품의 니코틴 함유량은 0.01~0.7㎎다.

담배의 대표적인 유해성분인 타르의 평균 함유량은 아이코스‧글로‧릴에서 각각 4.8㎎, 9.1㎎, 9.3㎎이었다. 시중에 많이 유통되는 일반담배의 타르 함유량은 0.1~8.0㎎인 점을 감안하면 타르 함유량이 최대 91배나 더 많은 것이다.

WHO 저감화권고 9개성분 중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발암물질(1군)로 분류한 6개 성분을 ISO법으로 분석한 결과 평균함유량의 범위는 △벤조피렌 불검출~0.2ng △니트로소노르니코틴 0.6~6.5ng △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 0.8~4.5ng △포름알데히드 1.5~2.6μg △벤젠 0.03~0.1μg이 검출됐으며 1,3-부타디엔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밖의 3개 성분은 △아세트알데히드 43.4~119.3μg △아크롤레인 0.7~2.5μg △일산화탄소 불검출~0.2㎎ 검출됐다.

반면 흡입부피, 흡입빈도 등이 강화된 HC법을 적용해 분석시 유해성분 평균 함유량은 ISO법보다 1.4~6.2배 높게 나타났다. △벤조피렌 0.1~0.5ng △니트로소노르니코틴 0.9~18.3ng △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 1.6~12.1ng △포름알데히드 4.0~12.2μg △벤젠 0.06~0.2μg △아세트알데히드 72.6~193.6μg △아크롤레인 1.7~7.9μg △일산화탄소 불검출~0.5㎎ 등이었다.

김장열 식약처 소비자위해예방국장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유랑은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니코틴 자체가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궐련형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2개 제품의 경우 타르함유량이 일반담배보다 높게 검출됐다는 것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와는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외국 연구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번 분석결과를 담배 제품관리 및 금연정책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한국인의 흡연행태 조사, 담배 유해성분 분석·공개 등 연구 및 이를 위한 법률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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