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전기차 활성화, 나무보다 숲을 봐라”
[김필수 교수의 으랏 車車車] “전기차 활성화, 나무보다 숲을 봐라”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1.04.07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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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현재 세계 자동차 트렌드는 전기자동차다.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에 주력하겠다고 천명하는가 하면, 동시에 내연기관차량 생산과 판매를 종료하겠다고도 밝혔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구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등 무공해차량 보급 의무화도 추진하고 있다.

주행거리와 충전 인프라 등 전기차의 단점도 사라지고 있어, 현재 추세라면 2025년 전기차의 연간 세계 판매는 10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주말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를 만났다.

- 올해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가진 완성도 높은 전기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업계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 국내외 전기차 보급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전기차 충전 사업도 활성화되고 있고요. 특히 급속 대용량 충전기 보급으로 그동안 불편을 겪었던 충전 문제도 일정 부분 해소될 전망입니다.

- 종전 전기차 운전자는 충전기 부족을 심각한 불편 사항으로 꼽았습니다.
▲ 그렇죠. 충전기 시설 부족이 전기차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했죠. 전국에 산재한 1만2000곳의 주유소에 비하면 여전히 충전 시설이 부족합니다만, 이제 전국 어디를 가나 충전기를 찾을 수 있어 전기차 운행에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환경부가 전북 부안군 곰소항 인근 주차장에 설치한 급속충전기. 사진=정수남 기자
환경부가 전북 부안군 곰소항 인근 주차장에 설치한 급속충전기. 사진=정수남 기자

- 말씀하시니 생각납니다. 2012년 국내 전기차 보급 초기에 기아차의 레이 전기차를 타고 서울 삼성동에서 남양주시 모란공원까지 왕복 65㎞ 달렸습니다. 당시 완충 상태에서 주파 거리는 100㎞ 정도 였는데, 여름이라 냉방기를 가동하고 가속 등을 하자 주행거리가 현격히 감소해 8월인데도 냉방기를 끄고 아슬아슬한 주행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 고생하셨겠네요. 현재는 완충 전기차로 최고 400∼500㎞를 달릴 수 있고, 남양주시에도 충전시설이 많아 걱정이 없습니다.
현재 국내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 보급과 활성화는 순항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가 바늘이라면 충전 인프라는 실이겠죠?

BMW의 전기차 i3. 사진=정수남 기자
BMW의 전기차 i3. 사진=정수남 기자

- 다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만.
▲ 네, 국내 도심 거주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아파트의 충전 인프라 확충이 중요합니다. 도심 집단 거주지의 충전 인프라 확충을 해결하지 못하면, 전기차 확산도 한계가 있어서입니다.
게다가 현재 전기차 제작사는 대기업이 중심으로 완성도가 높지만, 충전기 사업은 중소기업 영역이라 문제가 많은 상황입니다. 중소기업 기반의 충전기 사업이 전기차 활성화를 가르는 만큼,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야 합니다.

- 충전기를 통한 민간의 다양한 사업도 발굴 가능한데요.
▲ 충전 인프라 초기에는 한국전력과 환경부 등 공공기관이 충전기 설치를 진행했습니다만, 민간의 충전 인프라 사업 성공 여부가 국내 전기차 시대를 좌우할 것입니다.
관 주도의 사업은 전기차 보급 초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결국 민간 차원의 활성화가 전기차 시장 안착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뜻입니다.

전기차 보급 초기인 2010년대 초에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충전기를 주로 설치했다. 환경부와 과천시 등이 과천시청에 설치한 충전기. 사진=정수남 기자
전기차 보급 초기인 2010년대 초에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충전기를 주로 설치했다. 환경부와 과천시 등이 과천시청에 설치한 충전기. 사진=정수남 기자

- 이를 위해 개선해야할 제도도 많은데요.
▲ 우선 충전기 기본요금 부과입니다. 지난해 충전기에 부과하는 기본요금 면제 제도가 끝나면서, 올해부터는 충전기 사용과 관계 없이 모든 충전기에는 매달 기본요금 부과됩니다.
충전기 보급 초기에 환경부의 활성화 정책으로 전국 곳곳에 사용 유무와 관계 없이 설치된 충전기에 기본요금이 부과되면서 중소기업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일부 중소기업은 1억원에 이르는 기본요금을 지급하고 있을 정도라, 충전기 활성화와는 별개로 기본요금이 중소기업을 죽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 가장 큰 문제는 형평성이 없고,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 대규모 충전기 시업을 하고 있는 한전은 기본요금이 없고, 환경부는 기본요금을 국민의 세금으로 내죠. 결국 민간의 중소사업자만 기본요금을 부담하기 때문에 형평성을 차지하더라도, 민간의 충전기 사업 활성화에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민간의 충전기 사업이 활성화돼야 한다. 르노삼성의 소형 전기차 트위지(가운데)가 서울 이수교차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민간의 충전기 사업이 활성화돼야 한다. 르노삼성의 소형 전기차 트위지(가운데)가 서울 이수교차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 충전기를 사용한 만큼만 기본요금을 부과하면, 그나마 신뢰성이 보강될 것입니다.

- 민간 기업의 경우 충전 시설 유지와 보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충전기를 운영하는 중소 충전기사업자는 충전기 소유권이 없어, 이를 담보로 한 신용 담보대출이 불가능합니다. 충전 시설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이 불가능해, 항상 다른 담보를 통해 운영경비를 마련해야 하는 애로가 있습니다.
아파트에 설치한 충전기는 아파트 소유입니다. 최소한 소유권 확보는 아니어도 설치 충전기를 통한 담보 대출이 가능해야 합니다. 설치한 충전기를 관리하면서도 이를 근거로 한 담보 대출이 불가능하면, 중소기업의 충전기사업 활성화는 제한적입니다.

- 현재 태양광 설치업자는 설치한 태양광 시설을 근거로 담보 대출이 가능한데요.
▲ 전기차 충전기 사업자가 푸대접을 받고 있는 셈이죠. 문제가 큰 만큼 정부가 나서서 이를 해결해야 합니다.
충전기 사업자가 충전기 확충을 통한 미래 충전 사업 모델에 치중하기 보다는 정부의 충전기 설치 보조금에 매달리는 관행도 개선돼야 하고요.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는 수소충전소 부족으로 판매가 제한을 받고 있다. (위부터)서울 여의도 국회에 설치된 수소전기하우스와 수소충전소. 수소충전소가 서울에 4곳이 있어, 이곳 국회 충전소에는 수소를 충전하려는 넥쏘가 항상 줄을 만든다. 사진=정수남 기자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는 수소충전소 부족으로 판매가 제한을 받고 있다. (위부터)서울 여의도 국회에 설치된 수소전기하우스와 수소충전소. 수소충전소가 서울에 4곳이 있어, 이곳 국회 충전소에는 수소를 충전하려는 넥쏘가 항상 줄을 만든다. 사진=정수남 기자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는 수소충전소 부족으로 판매가 제한을 받고 있다. (위부터)서울 여의도 국회에 설치된 수소전기하우스와 수소충전소. 수소충전소가 서울에 4곳이 있어, 이곳 국회 충전소에는 수소를 충전하려는 넥쏘가 항상 줄을 만든다. 사진=정수남 기자

- 아파트 단지 내에 설치된 충전기는 기본요금 부과로 손해가 막대합니다.
▲ 맞습니다. 한전은 현재 아파트에 유입된 전력에 대해 기본요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재배전된 분기선을 이용한 충전기에 다시 기본요금 부과를 하면, 이중으로 기본요금을 납부하는 꼴입니다. 아파트 내에 충전기 활성화가 전기차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요소인 만큼 이 같은 이중 기본요금 부과가 사라져야 합니다. 분명 잘못된 제도인 만큼 정부가 나서기 전에 한전이 이를 선제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충전 인프라 확충은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현재 국내에 수소충전소가 턱없이 부족해 수소전기차의 경우 확산이 답보 상태입니다. 전기차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고, 민관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나무보다 숲을 보는 시야가 필요합니다.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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