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비교할 때 2분기 매출 44% 늘고 영업손실 15% 줄며 순항
증권가 “하반기 AI 메모리 경쟁력 강화로 실적개선 가속화” 분석
[이지경제=이승렬 기자] SK하이닉스가 2분기에도 큰 폭의 적자를 이어갔다. 다만 증권가는 2분기 적자폭 축소에 바닥을 확인했다며 하반기 반등을 전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는 매출 7조3059억원, 영업손실 2조8821억원, 순손실 2조98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13조8110억원) 대비 47.1%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적자전환(4조1972억원→ -2조8821억원)했다. 영업손실률과 순손실은 각각 39.4% 41% 수준이다.
이같은 손실은 2분기 증권가 실적 추정치(매출 6조2663억원, 영업손실 2조8943억원)보다는 양호한 실적이다. 매출은 1조원 가량 웃돌았고 영업손실은 추정치에 부합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5조881억원)이 44% 늘고 영업손실(-3조4023억원)은 15% 감소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AI(인공지능)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며 “이에 따라 HBM3와 DDR5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나 2분기 매출은 1분기 대비 44% 늘고 영업손실도 1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D램과 낸드 판매량이 모두 증가했다.
특히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 대비 상승한 것이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PC, 스마트폰 시장이 약세를 이어가며 DDR4 등 일반 D램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AI 서버에 들어가는 높은 가격의 고사양 제품 판매가 늘면서 D램 전체 ASP가 1분기보다 올랐다.
전사적인 비용 절감 노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재고평가손실이 감소한 것도 영업손실폭을 줄이는데 도움이 됐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메모리 업황에 대해 올 하반기에도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되고, 메모리 기업들의 감산 효과도 뚜렷해질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AI용 메모리인 HBM3, 고성능 D램인 DDR5, LPDDR5와 176단 낸드 기반 SSD를 중심으로 판매를 꾸준히 늘려 하반기 실적 개선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 10나노급 5세대(1b) D램과 238단 낸드의 초기 양산 수율과 품질을 향상시켜 다가올 업턴(Upturn) 때 양산 비중을 빠르게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낸드 제품의 감산 규모는 확대하기로 했다. D램에 비해 낸드의 재고 감소 속도가 더디다는 판단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1분기를 저점으로 이제 회복 국면에 접어드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사는 고성능 제품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실적을 개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전사 투자를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없지만 경영 효율화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향후 시장 성장을 주도할 고용량 DDR5와 HBM3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는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회복이 전망된다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메타, 램리서치, 인텔 등 빅테크·반도체 기업들이 호실적을 내고 AI 부문과 관련해 긍정적인 실적 전망치 제시해 주가 강세를 보였던 점은 개별기업의 주가 모멘텀이 살아있다는 의미”라며 “그간 오르지 못했던 국내 반도체 관련주에는 호재로 작용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승렬 기자 news@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