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심만 썼나”…LG생건·아모레, 1천원 팔아 87원·6원 남겨
“헛심만 썼나”…LG생건·아모레, 1천원 팔아 87원·6원 남겨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3.08.0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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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매출 1조8천77억원, 영업익 1천578억원…전년동기比 각각 3%·27% ↓
아모레퍼시픽그룹, 매출 전년동기比 0.4% 증가 1조308억원…영업이익은 흑자전환

[이지경제=김성미 기자] K-뷰티 ‘투톱’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올 2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했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성장률 둔화 우려로 하락세를 이어가던 LG생활건강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LG생활건강 본사 전경. 사진=이지경제
서울 종로  LG생활건강 본사. 사진=이지경제

LG생활건강은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1조8077억원, 영업이익은 27.1% 감소한 1578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8.7%로 전년보다 2.9%포인트 하락했다. 1000원을 팔아 전년동기에는 116원의 이익을 냈지만 올 2분기 87원을 벌어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았다.

화장품과 생활용품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하면서 전체 실적이 흔들렸다. 화장품 매출이 약 8% 감소하며 전사 매출이 역성장했다.

이에 대해 LG생활건강은 “원가와 고정비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력구조 효율화 및 북미사업 구조조정 관련 비경상 비용 반영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의 사업 부문은 크게 화장품(Beauty), 생활용품(HDB : Home Care & Daily Beauty), 음료(Refreshment) 등 3부문으로 나뉜다. 화장품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7805억원, 영업이익은 24.9% 감소한 700억원에 그쳤다.

국내 내수 채널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국 소비 회복 지연으로 매출이 하락했다. 백화점, H&B(헬스 앤 뷰티 스토어) 등 순수 국내 내수 채널 매출은 증가했지만 높은 기저 부담으로 면세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했다. 중국 매출은 한 자릿수 역신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주요 채널 실적 둔화 및 사업 효율화 관련 비용 등으로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은 다양한 신제품 출시와 주요 라인 리뉴얼을 통한 브랜드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오휘’ 얼티밋 핏 진 쿠션과 ‘글린트’ 하이라이터 피치문을 출시했고 ‘후‘ 환유 라인과 ‘숨37°’ 워터-풀 라인을 리뉴얼했다.

생활용품사업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0.5% 성장한 5460억원, 영업이익은 53.6% 감소한 276억원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피지오겔’, ‘유시몰’ 매출이 증가하면서 데일리뷰티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계절감에 부합하는 복합기능성 신제품을 다양한 브랜드에서 출시한 덕분이다. ‘피지오겔’에서는 하절기 기후에 적합한 CICA 라인 및 썬제품 라인업을 강화했으며, ‘벨먼’, ‘닥터그루트’, ‘히말라야 핑크솔트’ 등 주요 브랜드에서 쿨링 라인업을 강화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또한 다양한 전자상거래 플랫폼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라이브 커머스(실시간 소통판매)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온라인 채널 강화로 매출이 소폭 증가했다. 다만 원가 및 고정비 부담이 지속되고 사업 효율화 관련 비용 등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음료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2% 성장한 4812억원, 영업이익은 5.5% 감소한 602억원을 기록했다. ‘코카콜라 제로’, ‘몬스터 에너지‘ 등 제로탄산 및 에너지 음료 판매 호조로 매출이 증가했다. 하지만 원가 관련 비용 부담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은 역성장했다. 

글로벌 엠버서더 ‘뉴진스‘를 발탁하며 새로운 CM송 ‘제로’를 공개하는 등 차별화 된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 ‘코카콜라×뉴진스 스페셜패키지‘를 출시했다. ‘코카콜라 제로 레몬’과 배향과 탄산의 시원한 청량감을 즐길 수 있는 ‘갈배 사이다 제로‘ 출시 등 제로 슈거 제품 포트폴리오는 지속 확대했다.

로고=아모레퍼시픽
로고=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4% 늘어난 1조308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을 올리며 흑자 전환했다. 

이로써 영업이익률은 0.62%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2.6% 상승했다. 1000원어치를 팔아 전년동기에 206원의 적자를 냈지만 올 2분기에 6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2분기는 대부분 해외시장에서 매출이 증가하며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북미와 EMEA(유럽, 중동 등) 지역의 경우 전년 대비 2배 이상 매출이 증가해 눈길을 끈다. 중국시장에서도 매출이 성장했다. 고객 저변을 확대 중인 일본시장도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중에서는 헤라와 에스트라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일리윤, 라보에이치 등이 선전한 데일리 뷰티 부문은 흑자전환했다. 자회사 중에서는 에뛰드가 매출 성장과 함께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국내사업은 면세 매출 감소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11.6% 하락한 55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데일리 뷰티 부문이 제품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기반으로 흑자전환하며 국내 영업이익이 0.4% 늘어난 368억원을 거뒀다. 

멀티브랜드숍 채널은 성장세가 이어졌으나 면세 채널이 두 자릿수 매출 하락하며 부진했다. 전체 전자상거래 채널의 매출은 감소했으나 데일리 뷰티 부문의 순수 국내 전자상거래 채널 매출이 성장하며 아모레퍼시픽 영업이익 개선에 도움을 줬다.

럭셔리 브랜드 부문에서는 헤라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선전했다. 헤라의 신제품 ‘센슈얼 누드 스테인 틴트’의 경우 사전 출시 기간에 카카오 선물하기 판매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설화수는 백화점 매장 리뉴얼 등 리브랜딩 작업에 집중했다. 활발하게 신제품을 출시한 프리메라도 멀티브랜드숍을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부문에서는 올리브영 더마 카테고리 점유율 1위를 지켜낸 에스트라가 두 자릿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라네즈는 리뉴얼 출시된 ‘네오 쿠션’과 더불어 스킨케어 핵심 제품을 중심으로 멀티브랜드숍 매출이 증가했으며, 아이오페의 신제품 ‘레티놀 슈퍼 바운스 세럼’도 판매 호조를 나타냈다. 

데일리 뷰티 브랜드 부문에서는 ‘산리오’ 에디션 출시 등으로 MZ세대 소통을 강화한 일리윤과 ‘칠성사이다’ 협업제품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라보에이치가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해외사업은 북미·유럽·일본시장의 고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27.5% 증가한 3723억원의 매출을 보였다. 아시아 매출 상승 등으로 인해 영업적자도 축소됐다. 특히 중국에서는 라네즈의 선전에 힘입어 전체 20% 이상의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

2배 이상 매출이 증가한 북미와 EMEA 지역의 성장세가 가팔랐다. 북미에서는 설화수와 라네즈 등 핵심 브랜드가 성장을 견인하며 매출이 105%나 증가했다. EMEA 지역 역시 라네즈의 활약에  123%나 매출이 증가했다. 영국 럭셔리 뷰티 멀티숍 ‘스페이스 NK’ 입점을 비롯해 중동 세포라 진출 등 활발한 움직임으로 성장세를 주도했다. 

일본에서도 리테일 채널 확대 및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 개최 등 고객 저변을 확대하며 30% 이상 매출을 끌어올렸다.

주요 자회사 중 이니스프리는 기능성 상품 포트폴리오 강화와 리브랜딩에 주력했으나 매출 67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6.% 감소했으며 영업손실도 8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에뛰드는 아이 메이크업 등 핵심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전체 매출이 성장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7% 성장한 292억원을 기록했고, 비용 효율화로 영업이익도 2배 이상 성장한 21억원을 달성했다. 에스쁘아는 신제품 ‘비벨벳 커버 쿠션 뉴클래스’의 판매 호조로 인해 전체 매출이 12.6% 증가한 150억원을 올렸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8% 감소한 3억원에 그쳤다.

아모스프로페셔널은 ‘잇츠에이블’ 등 기능성 제품 카테고리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매출 성장세를 유지했다. 2분기 매출은 179억원으로 4.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21% 감소했다. 오설록은 온라인 전용 상품인 ‘제주 싱글 오리진’ 각인 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으며 매출이 10.8% 증가한 198억원, 영업이익은 1.5% 감소한 8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 하반기 전망 불투명 분석

한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분기 실적 부진에 증권업계의 하반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KB증권은 LG생활건강에 대해 2분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영업이익 하락세를 예상했다. 목표주가는 기존 65만원에서 60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은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이 하반기에도 연결 영업이익의 하락세가 예상된다며 단기 실적 모멘텀은 제한적”이라면서 “그러나 이를 반영해 주가가 충분히 하락했고, 2024년 1분기부터 영업이익이 성장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돼 중장기 관점에서 매수할 것을 권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2024년 화장품 부문 매출액은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회사가 향후 2~3년간 리브랜딩 관련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마케팅비 확대가 불가피하나 고마진 채널을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하면서 화장품 부문의 2024년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1%포인트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면서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13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7% 가량 하향 조정했다. 근거는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11% 조정했다”면서 “면세·전자상거래 채널 매출 성장률 가정을 마이너스 18%로 수정하고 이에 따라 국내 마진도 0.4%포인트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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