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 직제 없앤 하나은행…KB금융도 뒤따르나?
부회장 직제 없앤 하나은행…KB금융도 뒤따르나?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3.12.2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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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성과 중심 인사 통해 세대 교체 및 조직 활력 강화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부회장직 보유 KB금융에 영향 미칠 듯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김영훈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박종무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고영렬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조영순 하나은행 부행장, 전호진 하나은행 부행장, 이재철 하나은행 부행장, 이은배 하나은행 부행장, 이동원 하나은행 부행장, 이동열 하나은행 부행장, 박태순 하나은행 부행장. 사진=하나금융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김영훈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박종무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고영렬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조영순 하나은행 부행장, 전호진 하나은행 부행장, 이재철 하나은행 부행장, 이은배 하나은행 부행장, 이동원 하나은행 부행장, 이동열 하나은행 부행장, 박태순 하나은행 부행장. 사진=하나금융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부회장 직제를 없애고 '부문 임원' 체제를 도입했다. 각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한 리더들을 통해 조직 변화를 이끌고 금융당국이 '폐쇄적 지배구조'라고 지적한 부분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분석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6일 부회장제 폐지와 상생금융 조직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내년도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부문 임원을 도입해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각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한 리더들을 통해 그룹의 실질적인 성과와 함께 조직이 변화를 이끌어 나간다는 게 취지다.

하나금융은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룹 관계사 간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그룹손님가치부문'을 신설하고 산하에 기존 사업부문(개인금융·자산관리·CIB)을 본부로 편입했다. 

또한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기존 그룹디지털부문 산하에 있는 '데이터본부'의 조직을 'AI데이터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이밖에도 하나금융은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그룹의 인지도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기존 'IR팀'을 'IR본부'로 격상했다.

하나은행도 전행적인 상생금융 통합 전략 마련과 신속한 실행이 가능하도록 기업그룹 내 상생금융센터를 신설했으며 내실 있고 밀도 있는 손님관리를 위한 영업활동 지원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또 기업 및 자금시장 등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본점 부서의 전문성을 강화했으며 현장, 전문성, 성과 중심의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 및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을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사업 분야별로 추진 중인 상생금융 업무를 통합 관리하기 위해 기업그룹 내 ‘상생금융센터’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상생금융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자영업자·소상공인·금융취약계층 등을 위한 보다 신속하고 빈틈없는 상생금융 지원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하나은행은 현장 및 손님 중심의 영업 조직 운영 효율화를 위해 리테일그룹 및 손님지원본부를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비대면 채널 및 디지털 서비스를 별도로 담당하던 디지털그룹을 리테일그룹으로 통합해 대면 및 비대면 상품, 서비스 운영을 통합 관리함으로써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손님 관리를 강화했다.

비대면 손님 응대 기능을 손님지원조직으로 통합해 손님·데이터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이를 통해 손님관리, 데이터 발굴 및 분석, 비대면 고객 응대 등 부서간 기능 결합을 통한 고객 관리 역량을 극대화 했다.

이와 함께 금융AI부를 신설해 금융AI를 활용한 사업기회 창출 및 분산된 AI 관련 역량 집중을 통해 사업 추진의 효율성도 증대했다.

이외에도 하나은행은 현장 중심 영업의 효율적인 지원과 영업본부별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중앙영업그룹 내 강남서초영업본부, 종로영업본부 등 2개 영업본부를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기업 및 플랫폼 시장 등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기업디지털지원부를 기업디지털본부로 확대 개편하는 동시에 플랫폼제휴마케팅부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기업 비대면 거래 역량 강화 및 플랫폼 제휴 등 손님 접점을 확대해 기업 손님 발굴, 신규 수익원을 적극 창출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이번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통해 현장과 전문성, 고객 중심의 경영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직위 및 나이와 상관없이 성과 중심의 공정한 인사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은행의 성장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한 기업에 대해 너무 깊은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2일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단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회장직 제도의 경우 내부적으로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시대정신, 경영상황에 필요한 CEO 발탁 등을 차단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이사회에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 따르면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26일 하나금융이 '부문 임원' 체제를 도입함에 따라 마지막으로 부회장직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KB금융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B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으며 곧 확정될 것 같다"며 "관련사항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하나금융 부회장 제도가 10년 이상 변화를 겪으면서 성장해왔는데 갑자기 임원 체제가 도입돼 당분간은 혼선이 잦을 것"이라며 "금융지주 회장 선출도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존재하는데 기업의 조직 개편에 대해서도 당국이 관여한다는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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