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교수의 으랏車車車] “국토부, 방귀 뀐 놈이 성 낸다더니”
[김필수교수의 으랏車車車] “국토부, 방귀 뀐 놈이 성 낸다더니”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1.01.21 0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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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재귀반사식 번호판 문제 제기…국토부, 고소로 대응”
김필수 교수(대림대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김필수 교수(대림대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이지경제= 정수남 기자] 김필수 교수는 국내 자동차 전문가 가운데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한국전기자동차기술인협회장, 서울오토서비스 서울오토살롱 조직위원장 등 김 교수가 현재 맡고 있는 자동차 관련 단체의 장만 10개가 넘는다.

그는 최근 자신의 이름을 딴 자동차연구소를 차리기도 했으며, 각종 자동차 관련 정부 정책에 자문역도 맡고 있다.

김 교수가 2006년 ‘마르퀴즈 후즈 후 인 더 월드’에 이름을 올린 이유이다.

이슈경제는 앞으로 김 교수를 주기적으로 만나 자동차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번 주 초 경기도 안양에 있는 대림대학교 연구실에서 김교수를 만났다.

최근 들어 국내 자동차 번호판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 자동차번호판 첫 규격은 일제강점기인 1921년에 만들어 졌으며, 당시 번호판은 왼쪽에 지역명, 오른쪽에 3자리의 아라비아 숫자가 들어갔다. 1893년 프랑스가 자동차번호판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지 28년 만이다.

그러다 1973년부터 녹색 바탕에 흰 글씨로 지역명, 차종기호, 용도기호, 일련번호를 넣는 식으로 바뀌었다. 1996년에는 차종기호를 한 자리에서 두 자리 숫자로 늘렸고, 2004년 정부는 지역감정을 없앤다는 취지에서 지역명을 없애고 전국단일 번호판 체계를 도입했다.

2006년에는 식별력을 높이기 위해 흰 바탕, 검정 글씨로 색상을 바꾸고, 가로가 긴 모양으로 형태를 바꾸었다. 번호 배열방식을 종전의 2열식에서 유렵형 1열식으로 변경했다. 최근 국내 등록 차량이 급증하면서 2자리 수인 차종기호가 세자리 수로 늘었고, 용도기호(한글 1음절), 일련번호(4자리 숫자)로 구성된 8자리 자동차 번호판이 등장했다.

- 자동차번호판은 운전자의 신분을 알리는 주민등록증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요.
▲ 자동차번호판은 자동차가 문제가 없다는 하나의 신호입니다. 이로 인해 당연히 정상적인 번호판이어야 하고 번호판 등도 꺼지는 일이 없도록 제대로 관리해야 합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구부리거나 보이지 않게 하면 안되는 이유입니다.

- 반면, 많은 운전자들이 번호판 관리에 소홀한데요.
▲ 현재 주요국에서는 자동차번호판이 잘 보이지 않으면 엄벌합니다. 우리의 경우 자동차번호판이 근래에 여러 번 바뀌면서 현재 공도를 달리는 차량들은 다양한 형태의 번호판을 가졌습니다.

- 종전 녹색바탕 번호판이 촌스럽다는 이유로 정부가 이를 개선했죠.
▲ 맞습니다. 현재 흰색 바탕에 검정색 글씨의 번호판이 탄생하게 된 배경입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색깔로 북한도 예전부터 이 번호판을 사용하고 있고요. 다만, 현재 번호판은 페인트 방식이라, 야간에 잘 보이지가 않아 개선의 여지가 다분합니다. 페인트 방식은 이물질이 튈 경우 페인트가 벗겨지는 등 문제가 있어서 입니다. 페인트 번호판은 야간에 번호판 등이 켜져도 잘 보이지가 않고요.

최근 등장한 8자리 페인트식 번호판. 사진=정수남 기자
최근 등장한 8자리 페인트식 번호판. 사진=정수남 기자

- 유사시 번호판 확인이 어렵겠는데요.
▲ 그렇죠? 야간에 순간적으로 지나가는 차량의 번호판을 읽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현재 번호판이 그만큼 문제가 있다는 뜻이고요.

-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반사율을 높인 번호판이 최근 등장했는데요.
▲ 재귀반사식 번호판인데요, 전기자동차 등 친황경차량에 푸른색 바탕의 재귀반사식 번호판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재귀반사식은 반사율도 높아 야간 인식률이 크게 개선됐으며, 푸른색의 국가 문양도 번호판에 입혀 미려하게 만드는 등 현장 반응도 나쁘지 않습니다.

- 국내 도로에 재귀반사식 번호판이 추가된 셈인데, 문제는 없나요.
▲ 품질에 문제가 있습니다. 유럽은 번호판 반사율인 휘도가 40cd 정도인데요, 우리는 3~12cd로 정했습니다. 유럽의 경우 반사율이 높아 야간에도 번호판 인식율이 상당합니다만, 우리의 경우 재귀반사식 번호판을 도입했으면서도 휘도가 낮아 효과가 미미합니다. 페인트식 번호판과 다름 없이 불평이 쏱아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 휘도를 낮게 한 이유가 있나요.
▲ 번호판 휘도가 12cd 이상인 경우 반사율이 높아 무인단속기의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는 해도 휘도를 3cd 이상으로 책정한 부분 역시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이 정도 휘도는 고가의 재귀반사식 번호판을 도입하는 의미가 희석되고, 인식률도 당연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중국 등에서 생산된 저가의 재귀반사 필름이 국내 유통되면서 시장을 혼란스럽기도 하고요.

- 재귀반사식 번호판 도입의 의미가 전혀 없다는 뜻인데요.
▲ 여기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최근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했습니다. 휘도를 높게 한 번호판의 경우 상황에 따라 무인단속기의 인식이 안된다는 영상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이를 언급한 네티즌이 검찰에 고발됐죠. 이 네티즌은 당연히 의심이 가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조사와 개선을 요구했지만, 국토부는 고발로 대응했습니다. 국가에 해를 끼친 것도 아니고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닌, 개선을 요구하는 사례를 국가가 개인을 고발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죠.
이후 국내 한 방송사에서 실태를 조사했는데, 실제 재귀반사식 번호판의 경우 서울 시내에 설치된 3곳의 무인단속기에 찍히지 않았습니다. 페인트식 번호판은 3군데에서 모두 단속됐고요. 현재 국내 도입된 재귀반사식 번호판은 분명 문제 있습니다.

한 네티즌이 성능에 문제를 제기한 재귀반사식 번호판. 닛산의 전기차 리프에 실린 재귀반사식 번호판. 사진=정수남 기자
한 네티즌이 성능에 문제를 제기한 재귀반사식 번호판. 닛산의 전기차 리프에 실린 재귀반사식 번호판. 사진=정수남 기자

- 현재 국토부의 입장은요.
▲ 국토부는 관련 고발 건을 취하하지 않았고, 이 네티즌은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압니다. 심각하게 개인의 자유를 옭아매는 갑질인 셈이죠. 문제가 있으면 솔직하게 시인하고, 개선하면 될 것을 엉뚱하게 남에게 뒤집어 씌우는 국토부의 전가 행위가 세인의 입에 오르내고 있죠.

- 분명하게 집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만.
▲ 아쉬운 부분은 국토부의 행태이기도 하고, 재귀반사식 번호판의 문제를 확인하고도 ‘나 몰라라’ 하는 언론입니다. 정부의 입막음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 언론사들이 재귀반사식 번호판의 심각성을 도외시하고 있습니다.
분명이 말할 수 있는 것은 재귀반사식 번호판의 경우 심각한 문제로 확장될 수 있는 폭발성을 안고 있는 사안입니다.

- 국토부가 실태를 확인하고, 휘도에 대한 개선책만 내면 끝나는 문제인데요.
▲ 국토부가 개인에게 재갈을 물리지 말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앞서 2010년대 중반 박근혜 정부가 미래성장동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자동차 튜닝산업을 공식화했는데요. 당시 주무부처가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부 였는데, 국토부는 산업부와는 달리 외부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추진했습니다. 어렵사리 2014년 드레스업(장치 탈부착) 튜닝이 출범하기는 했지만, 6년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부가가치가 높은 메카니즘(엔진) 튜닝은 손도 못대고 있는 이유입니다. 국토부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번 재귀반사식 번호판의 경우에도 문제가 확인되면 국토부는 고발한 네티즌에게 사과와 함께 손해배상도 해야 합니다다.
국민이 정부에 역할을 부여한 것은 개인에게 권력을 휘두르라고 준 게이 아니라, 제대로 국민과 국가에 봉사하라고 권한을 준 것입을 명심해야 합니다.
현재 재귀반사식 번호판에 대한 상황은 ‘방귀 뀐 놈이 성내는’ 적반하장(賊反荷杖)격 일입니다.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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