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의 한 컷] 실내동물원, 동물원인가 감옥인가
[이지경제의 한 컷] 실내동물원, 동물원인가 감옥인가
  • 신광렬 기자
  • 승인 2022.08.0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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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동물원에 갇혀 스트레스를 받는 반달곰. 사진=신광렬 기자

[이지경제=신광렬 기자] 실내동물원의 동물들이 열악한 시설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실내동물원은 2017년 5월 동물원·수족관법이 시행된 이후 우후죽순 생겨났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운영이 가능하고 야외 방사장이 없어서 면적이 덜 필요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런 ‘인간 중심’적 이유로 만들어진 실내동물원에서 동물들의 행복은 뒷전이다.

2일 기자가 방문한 경기도 부천의 한 실내동물원의 상태는 처참했다.

반달곰과 사자, 호랑이와 같은 대형 맹수들을 가둬 놓은 우리에는 한 점의 햇빛도 들지 않아 감옥을 방불케 했다.

곰 한 마리는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흔들며 인공바위 위를 왕복하고 있었다.

전형적인 정형행동(스트레스가 극대화될 경우 나타나는 무의미한 반복행동)으로, 좁은 공간에 오랫동안 갇혀서 스트레스를 받은 결과다.

호랑이와 사자들도 생기를 잃고 무기력하게 누워 있어서 흡사 지하감옥에 갇힌 죄수들을 떠올리게 했다.

이 실내동물원에 동물복지를 위한 배려는 천장에 달린 형광등과 인공바위, ‘유리를 두드리지 마세요’라는 경고문이 전부였다.

일반적인 동물원에서는 행동풍부화(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야생에서의 행동이 나타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를 통해 이런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해당 실내동물원에서는 그런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동물원을 찾은 방문객들의 반응도 좋지 않았다.

아이들은 누워만 있는 동물들에게 실망했고, 어른들은 ‘감옥’에 갇힌 동물들에게 동정어린 시선을 보냈다.

가족들과 실내동물원을 방문한 회사원 최찬혁(29)은 “동물들이 너무 답답하고 불쌍해 보인다. 최소한 숨을 곳이라도 마련해 주어야 하지 않나”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신광렬 기자 singha123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