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원가 부담 완화…수출금융 확대·환율 안정 등 필요”
[이지경제=김진이 기자] 내년 1분기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6일 ‘2023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 가 81.8이라고 발표했다.

EBSI(Export Business Survey Index)는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기업들이 다음 분기의 수출 경기가 직전 분기보다 악화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수출실적 50만달러 이상 1268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1분기 EBSI는 81.8로 4분기 연속 기준선인 100을 크게 하회하며 수출기업의 체감 경기가 지속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EBSI는 지난 2분기(96.1) 2년 만에 100 아래로 떨어진 이후 네 분기 연속 기준선을 크게 밑돌고 있다. 기업들은 올해 4분기(84.4)보다도 내년 1분기에 수출 체감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가파른 물가 상승에 대응한 주요국의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며 EBSI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품목별로는 유럽의 LNG선 수요 확대로 수주가 증가하며 수출확대가 예상되는 선박(146.5)을 제외하고는 전 품목의 EBSI가 100을 하회했다.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EBSI는 99.0으로 나타나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수요 증가 및 물류난 개선으로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망이 가장 부정적인 품목은 석유제품(55.7)과 가전(49.7)으로 국제 유가하락, 인플레이션 지속, 금리 인상 등의 영향이 컸다.
항목별로는 수출제품 제조원가(71.1), 수출대상국 경기(79.9), 국제수급(81.1), 자금사정(84.0) 등이 앞으로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수출기업은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제조원가 상승, 자금난 심화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애로요인으로는 바이어의 가격 인하 요구가 커지고,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기업의 수익성 확보와 경영전략 수립에 애로를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해상운임이 안정되면서 원재료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상승 애로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내다 봤다.
김꽃별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세계 각국이 고강도 긴축에 나서면서 교역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면서 “수출 기업의 삼중고를 감안해 수출 금융 지원과 환율 변동 방어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이 기자 news@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