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오르는데 수산물 가격만 내려”…日 원전 오염수의 ‘역습’
“다 오르는데 수산물 가격만 내려”…日 원전 오염수의 ‘역습’
  • 김선주 기자
  • 승인 2023.07.2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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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5마리 가격 1년 전에 비해 5273원 내린 1만449원
수요 급감하면서 어업인·수산물 판매 상인 피해 현실화
경상도에 위치한 한 수산물 시장의 모습. 사진=김선주 기자
경상도에 위치한 한 수산물 시장의 모습. 사진=김선주 기자

[이지경제=김선주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수산물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어 어업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은 지난 25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와 관련해 국장급 협의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 ▲방류 점검 과정에 한국 전문가 참여 ▲방류 모니터링 정보 실시간 공유 ▲방사성 물질 농도 기준치 초과 시 즉각 방류 중단 및 해당 사실 공유 등을 요청했다.

양국간 협의가 오가며 오염수 방류가 임박하자 국내 소비자들은 "방류하면 이제 해산물 못 먹겠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해산물 먹기가 어렵게 됐다"는 등의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사회전반에 걸친 수산물 구매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국산(신선 냉장) 고등어의 26일 기준 가격은 4068원으로 1개월 전보다 59원 하락했다. 전복(단위: 5마리)의 경우 1년 전 가격은 1만5722원, 현재는 5273원 하락한 1만449원이다. 고물가로 모든 식품의 가격이 인상되는 가운데 수산물 가격만 내림새다.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수산물을 파는 상인은 "수산물 자체가 여름철에는 위생상 이유로 수요가 별로 없는 편"이라며 "그렇다고 해도 올해는 작년보다 손님이 더 없다"고 말했다.

마트에서 수산물 코너를 담당하는 한 상인은 "수산물을 고르러 온 손님 일행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이야기를 나누더니 정육코너로 이동했다"며 "아직 방류 전인데도 이런 상황이라 방류가 확정되면 매출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렇듯 위축되는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정부와 여당 그리고 기업이 나서 횟집과 수산물시장을 방문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로 '안전성'을 알리고 있지만 원하는 만큼의 소비자 반응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부산시는 7월27일과 28일 시청 앞 녹음광장에서 '수산물 상생할인 직거래장터'를 연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부산의 우수 수산물을 홍보하기 위해 기획됐다.

진도군 직영 온라인 쇼핑몰 진도아리랑몰에서는 '진도 수산물 판촉 할인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말복(8월1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회원에게 제공되는 할인쿠폰을 통해 수산물 전 품목을 30% 할인가로 구매 가능하다. 진도 농수산물의 경쟁력 제고와 농어가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마련된 행사다.

창원시 역시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소비자의 불안감이 이어지고 어업인들의 직접적인 피해 호소가 계속되자 수산물 소비 활성화 행사를 준비했다. 8월 중 마산어시장 입구와 진해구 3호광장 교차로에서 수산물 안전성을 홍보하는 캠페인을 개최하고 9월에는 진해만 싱싱수산물축제, 11월에는 창원 홍합축제를 연다.

수협중앙회는 '수산물 소비활성화 챌린지'를 통해 어업인 지원에 나섰다. 수산물 시식회 및 구매를 독려해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챌린지 1호 기업은 '호반그룹'이다. 지난 26일 호반건설 본사 구내식당에 수산물 특식 메뉴를 제공하고 현장 판매부스 등을 설치했다.

한편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정부와는 정반대 행보다. 

지난 26일 오전 부산역 광장에서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투기반대 부산운동본부가 방일 출국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11만명의 서명을 일본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군포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지난 24일 군포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에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김선주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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