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불안…애국소비 여론 확산 속 韓상품 구매력 저하 우려
[이지경제=김선주 기자] 유커의 귀환에 국내 면세점 업계가 한껏 들뜬 분위기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는 그들의 구매력이 이전 같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일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발표 후 상해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선 53척이 제주도 기항을 신청했다. 내년 3월까지 기항 신청은 이미 마감됐다.
한국의 경우 사드 보복 이후 6년5개월여 만에 단체여행 금지가 풀리면서 국내 유통업계가 유커들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실제 지난 2017년 중국인 관광객은 2016년 806만명에 비해 417만명으로 크게 줄었고 지난해에는 10만명~20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유커가 대거 국내로 들어온다는 소식에 면세점은 맞을 준비에 돌입한 모습이다.
롯데면세점은 북경과 상해 등 주요 도시에 로드쇼 행사를 열어 현지 마케팅에 나섰다. 신라면세점은 럭셔리 패션·주류 등에 대한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중국인 사용습관에 맞춰 온라인몰 개편을 준비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중국 위챗 등을 통해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시내 면세점에 중국 단체 관광객 전용데스크를 설치한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유커·해외 단체 관광객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언제 또 타격을 입을지 늘 전전긍긍인 것이 이 업계의 상황"이라며 "중소면세점들은 코로나19 중 희망 퇴직을 받기도 하고 자발적 퇴사도 많이 했다. 당시의 출혈을 매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유커의 귀환에 면세업계가 다시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다른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바이러스로 인해 줄어들었던 중국 항공·크루즈가 증편되면 지금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커들의 구매력이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 내 한류 열풍이 식었으며, 특히 중국의 경기 침체 영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은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이 디폴트 위기에 빠지면서 부동산발 경제 위기론이 휩싸였다. 지난해까지 매출 기준 중국 1위를 기록한 이 회사가 파산할 경우 중국경제에 미칠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견해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진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 '궈차오(애국소비 열풍)' 소비가 나타나면서 한국상품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9월부터 본격적인 유커의 귀환 시즌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면세점들이 분주한 모습이지만 기대하는 만큼의 회복세를 보일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주 기자 news@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