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주담대 큰 폭 증가…"초심 잃었다" 뭇매
인터넷은행, 주담대 큰 폭 증가…"초심 잃었다" 뭇매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4.01.2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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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말 15조5928억 → 2023년말 26조6383억…70.8% 급증
양경숙 의원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에 더욱 신경 써야" 지적
사진=양경숙 의원실
자료=양경숙 의원실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지난 한 해 동안 11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 증가율이 3%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이 설립 취지와는 다르게 기존 영업 관행만 좇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주담대(전월세대출 포함)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약 26조63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말(15조5928억원)과 비교해 70.8%(11조455억원)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418조3276억원에서 431조9299억원으로 3.3%(13조623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담대 잔액을 은행별로 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21조3112억원으로 1년 새 60.3%(8조158억원) 증가했다. 케이뱅크는 2022년 말 2조2974억원에서 지난해 말 4조9211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출시한 토스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잔액이 4060억원이었다.

주담대는 은행 입장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익원 중 하나다. 신용대출과 비교했을 때 부실 가능성이 낮고 대출 금액이 상대적으로 커 이자 이익을 쉽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해 상반기 주담대 금리를 대폭 인하하고 특판을 진행하는 등 주담대 공급 규모를 늘렸다.

이에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대출 공급이라는 당초 인가 취지를 외면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양경숙 의원은 "인터넷은행이 주담대 영업에만 몰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출범 목적인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은행 3사 중 지난해 말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달성한 곳은 카카오뱅크 한 곳뿐이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은 30.43%로 연말 목표치 30%를 겨우 넘어섰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29.09%, 31.54%로 연말 목표치(32%, 44%)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이 같은 목표가 인터넷은행 성장의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는 목소리에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 3사의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목표를 평균 잔액 기준 ‘30% 이상’으로 완화했다. 

또 개인사업자 신용 대출과 보증부 서민금융대출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산정에 포함할 수 있도록 해 부담을 낮추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처럼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부담을 덜어낸 인터넷은행들은 지난 9일 시작된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에서도 저금리·접근성을 무기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대환 최저금리는 지난 19일 기준 각각 3.495%, 3.50%로 4대 은행의 최저금리(3.68~3.706%)보다 낮았다.

카카오뱅크는 은행권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조달비용을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대출금리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금융혜택을 최대화할 수 있는 고객 친화적인 금리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2023년 3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약 56.9%에 달한다. 은행권 전체 평균(38.3%)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규모는 아직 큰 차이가 나지만 인터넷은행이 점점 크기를 키워가는 중"이라며 "하지만 은행은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는데 비해 인터넷은행은 직접적인 부담은 없지않냐"면서 "시중 은행도 다른 경쟁력을 찾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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