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시대 경영] 젊은 피 성적표⑤…신동빈 롯데 회장
[코로나19시대 경영] 젊은 피 성적표⑤…신동빈 롯데 회장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1.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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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지주사 전환 이후 추락…성장동력 부재가 더 문제
10대 그룹서 유일하게 시총 감소…호텔롯데, 실적 반토막
주력 롯데쇼핑,영업익 3천460억원…20년만에 첫3천억원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2017년 지주회사 전환 이후 추락하고 있다. 사진=김보람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2017년 지주회사 전환 이후 추락하고 있다. 사진=김보람 기자

[이지경제=김보람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2017년 지주회사 전환 이후 추락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국내 10대 그룹의 시가총액이 평균 42% 늘어나는 동안 롯데그룹은 2.24% 줄었기 때문이다. 10대 그룹에서 시가총액이 감소한 곳은 롯데가 유일하다.

지난해 코로나19 정국에서 롯데그룹의 근간인 ‘유통’의 명성이 흔들려 서다. 아울러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과 함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을 발족했지만, 이렇다 할 실적을 올리지 못한 점도 여기에 힘을 실었다.

게다가 롯데와 함께 재계 ‘빅5’인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과 비교해 미래 먹거리가 없다는 것도 신동빈 회장의 고민거리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지주 매출은 9조1023억원으로 전년(8조8561억원)보다 2.8%(2462억원) 증가에 그쳤다.

영업이익(1563억원)은 전년(1748억원)대비 10.6%(185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4116억원이었던 당기순손실은 2569억원으로 소폭을 개선됐다.

기업 재무구조의 안전성을 뜻하는 부채비율은 50.06%에서 53.08%로 3.0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롯데지주의 총부채(8조8409억원), 총자본(16조534억원)은 전년대비 각각 13.15%(1조277억원), 6.71%(1조477억원)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97%에서 1.71%로 0.26%포인트 하락했다. 총자산순이익률은 -1.54%다.

지난해 롯데그룹 8개 상장사(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하이마트,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롯데푸드, 롯데정밀화학, 롯데정보통신)의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부진했다. 8곳 중 6곳의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롯데그룹 8개 상장사의 매출은 40조5284억원으로 전년(45조2394억원)보다 10.41%(4조7109억원) 줄었다. 영업이익은 2조1302억원에서 1조2927억원으로 39.31%(8375억원) 감소했다.

2018년 10월 신동빈 회장은 국정농단과 경영비리 혐의로 구속된지 8개월 만에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유통과 화학부문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화학’과 ‘유통’을 롯데그룹의 양대 축으로 삼아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지난해 상장사 중 화학과 유통의 영업이익 감소율이 가장 컸다.

실제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매출은 전년대비 19.1%(2조8888억원) 급감한 12조2346억원, 영업이익(3533억원)은 68.1%(7540억원)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은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지난해 3월 발생한 대산공장 폭발사고로 7개 공장 가동이 9개월간 중단되며 경영상황이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롯데정밀화학의 매출(1조2636억원)과 영업이익(1392억원)도 전년대비 각각 3.63%, 26.60% 줄었다.

유통 공룡의 명성도 시들고 있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16조76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17조6220억원)대비 8.77%(1조5458억원)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3460억원으로 전년(4279억원)보다 19.12%(818억원) 감소했다. 롯데쇼핑이 영업이익으로 3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은 2000년 이후 20년 만이다.

위기의식을 느낀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3월부터 유통의 체질 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롯데는 주력인 롯데쇼핑이 지난해 코로나19로 무너지면서 고꾸라졌다. 코로나19 1차 확산기인 지난해 3월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 여성 의류매장 전경. 사진=김보람 기자
롯데는 주력인 롯데쇼핑이 지난해 코로나19로 무너지면서 고꾸라졌다. 코로나19 1차 확산기인 지난해 3월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 여성 의류매장 전경. 사진=김보람 기자

이에 따라 지난해 롯데마트 12곳, 롯데슈퍼 74곳, 롭스 27곳 등 실적 악화 점포 116개가 문을 닫았다. 올해도 60여개 점포의 폐점이 예정돼 있다.

이중 극심한 정체에 빠진 롯데마트는 1998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모든 직급 대상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희망퇴직자에게는 근속 연수별로 다르지만 최대 기본급 27개월분까지 위로금을 지급하고 대학생 자녀 1인당 학자금 5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신동빈 회장의 승부수 ‘롯데온(ON)’을 통한 디지털 전환도 답보상태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4월 3조원을 투자해 롯데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을 출범했다.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 달성이 목표다.

지난해 롯데온 연간 거래액은 7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 성장하는데 그쳤다. 쿠팡 20조원, SSG닷컴 4조원 등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이를 감안해 사업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조영제 롯데쇼핑 이커머스 대표가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연매출 15조원 안팎에 정체돼 있다. 석유화학 설비 투자에만 매진하다 2차전지 등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선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경쟁사에 밀려 서다.

롯데는 신성장 동력이 없다는 게 문제다. 종합가전매장인 롯데하이마트 전북 익산점. 사진=김보람 기자
롯데는 신성장 동력이 없다는 게 문제다. 종합가전매장인 롯데하이마트 전북 익산점. 사진=김보람 기자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코로나19 사태에도 국내 10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평균 42% 늘었다.

롯데그룹의 시가총액은 20조9530억원으로 전년(21조4330억원)보다 2.24% 줄었다. 10대 그룹에서 시가총액이 줄어든 곳은 롯데가 유일하다.

신동빈 회장의 경영 판단에 아쉬움이 커지고 있는 배경이다. 비용 절감 효과만 있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자구책은 없다는 게 증권가 지적이다.

게다가 그룹의 지배 구조 강화를 위한 신동빈 회장의 마지막 숙원 사업, 호텔롯데 상장도 표류 중이다.

기업공개(IPO)를 위해서는 기업가치를 극대화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호텔과 면세사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2조814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8% 급감하면서 반토막이 났다. 영업적자도 4632억원에 달한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해 호텔롯데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한 이유이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이 반토막 나면서, 영업손실 4632억원을 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내렸다. 호텔롯데 서울 소공점. 사진=김보람 기자
호텔롯데는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이 반토막 나면서, 영업손실 4632억원을 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내렸다. 호텔롯데 서울 소공점. 사진=김보람 기자

다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롯데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마트와 슈퍼의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코로나19의 유행이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형마트와 홈쇼핑 등 주요 채널의 실적은 이미 회복세에 있다.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됐고 부진했던 유통 채널의 트래픽도 개선되면서 실적 개선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재가동과 화학기업 업황 회복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 등 우호적인 경영 환경으로 전년대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예측했다.


김보람 기자 qhfka718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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