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이자 찾는 갈아타기 대출이 왜?…인터넷은행의 하소연
싼 이자 찾는 갈아타기 대출이 왜?…인터넷은행의 하소연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3.08.2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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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대출 비중 높아지자 금융당국 인터넷은행 대출심사 부실 겨냥
금융당국 "이달 중 인터넷은행 주담대 취급 과정 고강도 점검" 방침
인터넷은행업계 "우린 2%에 불과...전체 주담대 비율에 비하면 낮아"
사진=각 사
사진=각 사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대출 급증의 요인 중 하나로 인터넷은행을 지목하면서 해당 은행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낮은 금리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주담대 영업에 나선 것을 두고 금융당국이 대출심사 과정에서의 부실여부를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은 신용대출 대비 금액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주담대 확대를 통해 성장과 건전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5조4229억원 증가했다.

각 사별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13조2960억원에서 올해 6월말 17조3220억원으로 4조260억원(30.3%) 증가했고,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2조2930억원에서 3조7000억원으로 1조4070억원(61.4%) 불어났다.

6월 중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취급한 분할상환 방식 주담대 평균금리는 각각 연 4.02%, 4.14%로 같은 기간 시중은행 평균금리인 연 4.31~4.79%보다 낮은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아직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지만, 하반기 중 전·월세보증금대출 상품을 출시해 시장에 합류할 계획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주담대 성장세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점이다.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원인으로 주담대 증가세를 지목하고 ‘50년 만기 주담대’와 더불어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확대를 겨냥했다. 

한국은행의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8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주담대 잔액은 같은 기간 820조7718억원으로 5개월 연속 증가세다.

이러한 가계대출 급증세에 금융당국은 이달 중 인터넷은행이 취급한 주담대에 대한 점검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인터넷은행들이 주담대를 늘리는 과정에서 차주들의 상환능력을 제대로 검증했는가에 대한 부분을 중점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6일 "인터넷은행은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에게 자금을 공급한다는 정책적 목적이 있는데, 지금과 같은 주담대 쏠림이 금융정책과 합치가 되는지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 주담대에 대해 "인터넷은행 주담대가 가파른 상승과 그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그 과정에서 DSR 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를 볼 것"이라고 언급해 사실상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인터넷은행은 금융당국의 이같은 강도높은 조치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전체 시장에서 인터넷은행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 취급한 주담대도 다수가 기존 대출을 갈아타는 대환대출이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2분기 신규 취급한 주담대 3조5000억원 가운데 60%가 대환대출로 이뤄졌다. 케이뱅크 역시 상반기 아파트담보대출 신규 취급액 1조4000억원 중 절반이 대환 목적으로 실행됐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도 최근 "전체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카카오뱅크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2% 수준"이라며 "가계대출 급증의 주범이 아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2분기 총 대출이 직전 분기 대비 15.7% 급증해 놀랄만한 고성장세를 기록했던 카카오뱅크가 7월에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약 5% 이상 대출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해 향후 성장률이 다소 둔화할 개연성이 있지만 그럼에도 3분기 대출성장률은 10%를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가계부채 급증의 주요 배경으로 인터넷은행 비대면 채널이 지적되고 있는데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분의 60~70%가 타행으로부터의 대환대출이라는 점에서 높은 자체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전체 가계부채 증가분에 대한 기여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연초부터 대출금리가 너무 높다면서 금리경쟁을 치열하게 만든 쪽은 금융당국이다"라며 "시중은행의 이자 장사를 비판하면서 대출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며 금리 부담을 낮춘 것이 가계대출 반등의 여지를 남겨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증가세가 커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중 대다수는 없던 대출이 새로 생긴 게 아니라 기존 대출이 옮겨진 것"이라며 "은행 전체 주담대 잔액에서 인터넷은행 비중은 2%대에 불과해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달부터 10월까지 인터넷은행을 포함한 국내 은행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취급실태 종합점검'을 실시한다. 

대출규제 준수여부, 담보가치평가·소득심사 등 여신심사 적정성 등을 점검하고 미흡한 사항은 개선하도록 지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터넷은행은 주담대뿐만 아니라 전월세대출 여신심사 절차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점검이 예상된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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