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 구인난?...“근무환경, 고용주 태도 등이 문제”
서비스업 구인난?...“근무환경, 고용주 태도 등이 문제”
  • 김선주 기자
  • 승인 2024.02.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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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주점업 3천곳 중 55% “여전히 직원 채용 어려울 것“ 전망
종사자 “고용주 태도·저임금·열악한 근무환경·장시간 업무“등 원인
내용과는 무관한 한 음식점 내부 사진. 사진=김선주 기자
내용과는 무관한 한 음식점 내부 사진. 사진=김선주 기자

[이지경제=김선주 기자] 전 산업에서 구인난이 심각한 가운데 외식업, 호텔업 등 일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종의 구인난 계속되고 있다.

업계 종사자들은 구인난이 심각한 이유를 고용주가 직원을 대하는 태도, 근무환경, 낮은 임금 등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외식업체 10곳 중 5곳 이상은 현재의 심각한 구인난이 3년 뒤에도 여전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3∼12일 영업 1년 이상의 전국 음식점·주점업 사업체 3000곳을 대상으로 현장 구인난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3년 후 외식업체 직원 채용 전망과 관련한 질문에 가장 많은 55.0%의 응답자가 ‘(여전히) 직원 채용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외식업주들은 애로사항으로 물가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종업원 구인, 인건비 증가 등을 제시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혹은 채용 사이트만 돌아봐도 직원은 고사하고 1달을 채워 일하는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것조차 힘들다는 내용이 다수다.

동작구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주점을 운영하는 A씨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고용한 직원이 나간다. 덕분에 오픈 3개월 동안 한 번도 쉬지를 못했다. 아르바이트도 잘 구해지지 않아 직접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외식업계뿐 아니라 호텔업계도 직원을 구하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해 10월 발간한 ‘관광환경 변화에 따른 관광인력 육성정책 수립방안’에 따르면 코로나 발생 직후인 2020년 관광숙박업의 관광종사원 수는 4만 9930명으로 전년(7만 658명) 대비 29.3%(2만 728명)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구인난의 원인을 ▲단시간 근무 선호(긱 이코노미) ▲프리랜서(부업) 시장의 활성화 ▲외국인 근로자 부족 등으로 꼽았다.

하지만 실제 업계에서 일을 해본 종사자들은 ▲고용주의 태도 ▲낮은 임금 ▲열악한 근무환경 ▲장시간 업무가 구인난의 원인이라고 말한다.

중구에 위치한 한 프랜차이즈 주점에서 일하는 B씨는 “밤 8시부터 아침 8시까지 주 6일을 12시간씩 일을 한다”며 “주 6일이지만 오전 8시에 퇴근하고 잠을 자고 일어나면 휴일이 다 지나 있어 결국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다시 출근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 장을 보러 갔다오라거나 차로 태우러 오라는 등 점주의 사적인 업무까지 대신해서 처리할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동작구에 위치한 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일을 했던 C씨는 “오후 3시부터 오전 1시까지로 채용공고에 올라와 있어 지원했다. 하지만 주 6일 중 5일을 제 시간이 아닌 오전 2~3시에 끝났다”면서  “점주는 포괄임금제기 때문에 추가수당은 없으며, 식사를 하고 있는 고객한테 어떻게 나가라고 하냐고 오히려 화를 냈다”고 호소했다. 이어 “거기에 주 6일 중 주 5일을 제대로 직원식을 챙겨주는 게 아니라 라면만 챙겨준다. 매일 10시간 이상을 일하는데 라면 먹는 15~20분의 시간을 제외하면 앉아있지도 못하고 일을 한다. 그렇다고 월급을 엄청 많이 주는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호텔 서빙·택배 상하차 등 날마다 일용직을 신청해 일을 나가고 있다는 D씨는 “호텔 뷔페 서빙 아르바이트는 매일 신청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일일 노동직자로써 전날 늦은 시간에 출근 여부를 알려주는 것은 너무하다”면서 “한 번은 익일 오후 3시까지 출근하랬으나 당일 오전 9시에 ‘많은 인원이 필요 없을 것 같다’며 취소된 적도 있다. 그러면 그 날 하루는 일을 아예 아무것도 못 나가게 되서 생계에 차질이 생긴다”고 말했다.

호텔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하고 있는 E씨는 “호텔 뷔페 아르바이트가 못할 정도로 힘든 건 아니지만, 쉴틈없이 계속 일을 시킨다. 접시를 수십개씩 서빙하고 치우고 나면 온전한 휴게시간을 주는 것이 아니라 쉬면서 냅킨을 접으라고 한다”며 “몸을 쓰는 노동도 하는 와중에 고객 응대는 최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 쓸 것이 많다”고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인건비도 부담되는 고용주 입장에서는 같은 임금을 주더라도 더 많은 업무와 장시간 노동을 바랄 수밖에 없다”며 “직원 1명이 2~3인의 몫을 하기를 바라다 보니 서비스업계의 구인난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선주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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